(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작년 한 해 무역 규모가 7천110억달러(약 760조원)에 달하는 미국과 중국이 지식재산권을 놓고 무역 전쟁으로 치닫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내셔널인터레스트(NI) 등 해외 언론은 미국이 중국의 첨단 기술 업체를 겨냥해 조치를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며 전면적인 무역 전쟁을 우려했다.

중국이 미국 기업에 지식재산권 제공을 강요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미국 입장에서는 정보기술(IT) 업체에 대한 제재가 가장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또 작년 미국은 중국으로부터 주로 휴대폰(700억달러)과 컴퓨터(460억달러), 통신장비(330억달러) 등을 수입해 중국 IT 업체를 제재할 수 있는 입장에 있다.

이밖에 장난감·게임·스포츠용품(270억달러), 의류(240억달러), 가구(210억달러) 등이 주요 수입 품목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에도 트위터 계정에 "우리나라에 대한 만연한 불공정 무역 관행을 눈감아 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중국이 자국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시장 접근을 통제하는 것은 사실이다.

페이스북과 트위터, 구글 등 미국의 대표적인 정보기술(IT) 기업들은 중국 시장에 접근하기가 어렵고, 데이터 센터를 중국 내에 세워야 한다는 중국의 보안 규정에 애플, 아마존 등 기업이 굴복하기도 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지적했듯이 중국은 수입차에 25% 관세를 물리고 있다. 미국은 수입차 관세는 2.5%다.

또 중국 자동차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현지 기업과 합자를 맺어야 하는데, 해외 업체의 지분 상한은 50%다.

중국 정부는 작년 11월에 들어서야 외국계 기업의 증권, 선물, 자산운용사의 합작 투자 지분 한도를 51%로 늘린다고 발표했다.

미국은 또 중국의 농업 지원에 대해 불만을 표출해왔다. 중국은 제약과 영화, 철도 등 산업도 강력하게 보호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도 가만히 있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중국의 관영 언론 글로벌타임스는 14일 논설에서 "중국은 전략적·정신적으로 무역 전쟁에 대비해야 한다"며 "중국은 미국과 같은 방식으로 반격을 날릴 필요가 있고 무르게 대처해서는 안된다"고 날을 세웠다.

중국이 보복에 나설 수 있는 미국의 대중국 수출품은 민간 항공기와 엔진(160억달러), 대두(120억달러), 승용차(110억달러), 반도체(60억달러) 등이다.

다만 미국이 먼저 제재에 나선다고 해도 제재 부과가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리처드 마틴 IMA아시아 매니징 디렉터는 중국에서 미국으로 가는 상품의 상당수는 중국에 생산 기반을 가진 미국·유럽 등 서구 기업의 제품이라며 "미국이 이 공급체인을 어느 정도나 바꿀지가 모두의 관심사"라고 말했다.

그는 또 지식재산권 문제에 관해 "미국 재계도 트럼프 대통령이 이렇게 일방적으로 대처하기를 원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무역 전쟁을 일으키는 것은 문제를 매우 혼란스럽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NI는 "중국 시장의 특정 분야에 대한 접근성이 양국 사이에서 문제를 일으키고, 지식재산권의 절도가 문제라는 점도 사실"이라면서도 "우리는 차이에 대처하기 위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j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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