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이종혁 특파원 = 달러화는 미 경제지표 호조로 올랐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15일 오후 4시(현지시각) 무렵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06.29엔을 기록해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6.25엔보다 0.04엔(0.03%) 올랐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2301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2369달러보다 0.0068달러(0.55%) 하락했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30.77엔을 기록해, 전장 가격인 131.43엔보다 0.66엔(0.50%) 낮아졌다.

달러화는 미국 경제지표 호조에도 무역전쟁 우려로 엔화에 하락 출발했다.

시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와 관련해 중국에 대한 관세 부과 여부와 미 경제지표, 일본 정치 추문과 러시아 스파이 암살 추문 등의 지정학적 위험, 유럽의 중앙은행 동향 등을 주목했다.

스코셔뱅크의 샤운 오스본 수석 전략가는 "너무 많은 일이 투자자들을 달러에 한쪽으로 너무 가지 않게 하고 있다"며 "달러는 여전히 횡보 장세를 보인다"고 강조했다.

전일 달러화는 미 소매판매 부진에도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발언으로 엔화에는 내리고, 유로화에는 오르는 혼조세를 보였다.

드라기 총재는 ECB 기자회견에서 자산매입 프로그램이 종료되려면 물가상승률이 목표치를 향해 분명히 나아가고 있다는 증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로화는 전일 드라기 총재 발언 여파로 달러화에 계속 내렸다.

외환 전략가들은 이날 미 경제지표가 대체로 호조를 보였지만 전일의 소매판매 부진을 씻어낼 정도가 안 됐다며 2월 임금 상승률에 이어 소비까지 약해지는 것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올해 네 차례 금리 인상 기대를 꺾었다고 설명했다.

엔화는 유럽 증시 약세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로 달러에 강세를 보였다.

이날 경기 개선 속에서도 스위스와 노르웨이 중앙은행은 모두 정책 금리를 동결했다. 다만 노르웨이는 경기 개선과 해외 금리 인상, 국내 수요 증가 등의 전망으로 여름이 끝나고 금리를 인상할 준비가 됐다고 시사했다.

포렉스닷컴의 파와드 라자크자다 기술적 분석가는 "투자자들이 달러 방향을 탐색 중이라 외환시장이 잠잠했다"며 "달러화는 이번주 캐나다 달러화에 대해서는 제 자리를 지켰지만, 주요 통화에 대해서는 내렸다"고 설명했다.

라자크자다는 달러화는 특히 무역전쟁 우려로 내린 증시 탓에 안전 통화인 엔화에 하락했다며 엔화는 가장 성과가 좋은 통화라고 덧붙였다.

백악관 경제 고문 자리에 오르게 된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내정자의 달러 강세전망이 트럼프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코메르츠방크는 "커들로 내정자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세제개편에 우호적"이라면서 "그러나 커들로의 달러 강세 입장이 트럼프를 설득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커들로 내정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 사실상 달러 강세를 향하고 있다면서 낮은 통화가치는 일자리를 창조하지 못하고 오히려 물가를 끌어올려 부를 줄게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물가 상승 압력이 있는 데다 고용과 제조업황은 호조라는 점을 확인해줬다.

지난 10일로 끝난 주간의 미국 실업보험청구자수가 줄면서 고용시장의 호조세가 지속하고 있음을 확인해줬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보험청구자수가 4천 명 줄어든 22만6천 명(계절 조정치)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도 22만6천 명이었다.

3월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관할 지역의 제조업 활동을 보여주는 지수가 하락했다.

필라델피아 연은에 따르면 3월 필라델피아연은 지수는 전월의 25.8에서 22.3으로 내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는 22.0이었다.

엠파이어스테이트 지역의 제조업 활동이 상승했다.

뉴욕연방준비은행은 3월 엠파이어스테이트 지수가 전월의 13.1에서 22.5로 올랐다고 발표했다. WSJ이 집계한 전망치는 15.0였다.

지난 2월 미국의 수입물가는 연료 가격이 약 6개월 만에 처음으로 내림세를 보였음에도 올랐다.

미 노동부는 2월 수입물가가 전월 대비 0.4%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7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인 것이며 WSJ 조사치 0.2% 상승을 웃돈 것이다. 수입가격은 계절조정을 반영하지 않은 것이다. 2월 수입물가는 전년 대비 3.5% 상승했다.

3월 미국 주택건축업체들의 신뢰도가 하락했지만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전미주택건설업협회(NAHB)/웰스파고에 따르면 3월 주택시장지수는 전월 71에서 70으로 내렸다. 2월 지수는 애초 72에서 71로 하향 조정됐다.

WSJ이 조사한 전문가들의 전망치는 71이었다.

주택시장지수는 지난해 12월 1999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뒤 3개월 연속 내렸다. 다만 70은 여전히 매우 높은 수준이다. 2004~2005년에도 평균 68이었다.

달러화는 오후 들어 뉴욕증시 오름폭이 유지되는 가운데 엔화에 대한 낙폭을 줄였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계속 내렸다.

경제학자들은 미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높이면서도 정치 때문에 실제 성장이 예상에 못 미칠 확률이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WSJ이 지난 9일부터 13일까지 59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에서, 약 50%의 이코노미스트들은 미국 경제 성장이 예상을 밑돌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는 전달의 30%보다 높고, 지난해 9월 이후 최고치다. 특히 그동안 낙관적이었던 이코노미스트들 역시 무역 정책과 보호주의 정책에 대한 우려감을 내비쳤다.

대다수의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미국 경제가 2.9%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4분기 2.5%에서 더 높아지는 것이다.

향후 12개월 이내에 미국 경제에 침체가 찾아올 가능성은 14%로 2월 조사 당시와 큰 차이가 없었다.

한편 이날 뉴욕타임스는 "로버트 뮬러 특검이 최근 트럼프그룹에 대해 '러시아와 관련된 모든 자료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고 전했다. 트럼프그룹이 특검 수사대상으로 거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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