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순환 기자 =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 방침에 국내 캐피탈업계 어려움이 커지는 가운데 현대캐피탈이 업계 최다 해외법인을 기반으로 글로벌 거점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금융중심지지원센터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현대캐피탈은 9개의 해외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국내 주요 여신전문금융회사가 운영하는 국외 점포 43개 중 20%에 해당하는 규모로 개별 사중에는 최다 해외법인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들어 규제강화와 경쟁심화 등 국내 사업 여건이 나빠지면서 금융당국과 여신금융협회 등 관계기관에서는 여전사의 해외진출과 현지 영업활동을 적극적으로 독려하고 있다.

국내 여전사들은 주로 캄보디아와 미얀마, 베트남, 인도네시아, 중국 등 주로 동남아 지역에 집중하고 있지만 현대캐피탈은 '현대캐피탈뱅크유럽'을 비롯해 중국과 미국, 영국 등 다양한 나라에 진출해 있다.

현대캐피탈은 무디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일본 신용평가사(JCR) 등 세계적인 신용평가기관으로부터 높은 신용등급을 받고, 글로벌 시장에서 해외 채권 발행에 성공하며 안정적인 자금 조달 능력을 바탕으로 해외 공략에 나서고 있다.

실제 이달 초 현대캐피탈 아메리카는 3년 만기 글로벌본드를 두 종류로 발행해 총 8억 달러(약 8천540억 원)를 조달하는 데 성공했다.

현대캐피탈은 2016년 국내 여신전문회사 최초로 독일에 '현대캐피탈뱅크유럽'을 설립하면서 적극적으로 유럽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자동차금융이 핵심인 현대캐피탈은 연간 1천600만대 이상이 판매되는 유럽 등에서는 현지인력을 대거 영입하고 각 국가의 금융 환경에 맞는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아직 국내 사업자들에게 낯선 브라질 등에도 금융사를 설립해 지속적으로 해외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국가별 사업의 차별화를 위해 현대캐피탈중국에서는 자동차 소매금융 뿐 아니라 리스, 도매, 상용차 등 새로운 사업 영역으로 확대해나갈 것을 검토하고 있다.

또한, 작년 12월 '글로벌 통합 HR 플랫폼'을 국내 금융사 최초로 도입했다.

글로벌 통합 플랫폼은 클라우드 기반 시스템으로, 모든 글로벌 법인의 HR 시스템과 프로세스를 통합하고 표준화한 게 특징이다.

이번 플랫폼 도입으로 전 법인이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공유하고, 업데이트할 수 있어 종합적인 분석과 모니터링이 가능하다.

현대캐피탈은 해외 법인들의 포트폴리오를 통일된 관점에서 볼 수 있는 지수 '글로벌 리스크 밴드(Global Risk Band)도 운영하고 있다.

각 해외 법인들의 포트폴리오 변동을 지켜보고 연체율과 손실률을 예측할 수 있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현대캐피탈은 단순히 해외 진출이라는 피상적인 목표에 머물지 않고, 차별화된 글로벌 금융을 진행하고 있다"며 "자동차금융을 근간으로 전 세계 법인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요소를 다각적으로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sh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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