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국제금융센터가 미국의 보호무역주의가 달러화에 약세 요인이 되며 시장 참가자들도 관세 이외 측면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고 진단했다.

국금센터는 16일 '미국 보호무역 조치의 달러화 영향' 보고서에서 이같이 분석했다.

이상원, 김용준 연구위원은 "이론적으로 관세인상은 달러화 강세요인이나, 이로부터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수입 규모가 제한적"이라며 "시장이 보호무역주의의 배경인 미국 쌍둥이 적자와 관세 이외 측면에 주안점을 두면서 달러화 약세를 예상"했다.

통상적으로는 관세를 인상할 경우 수입 물가 상승, 수입 감소 및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올라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이어진다. 이 경우 정책금리 인상이 가속화될 수 있어 달러화 강세 요인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미국의 고율관세 부과 예정 품목에 대한 수입액은 미국 전체 총 수입액은 2조1천878억 달러에서 1.6%에 불과해 무역적자 축소 기대에 따른 달러 매수심리가 강해지기엔 역부족인 셈이다.





<고율관세 부과 품목의 전체 수입 중 비중 *자료 : US Census Bureau, UN Comtrade, US ITC(국금센터 인용)>

국금센터는 국제연합(UN)의 국제무역통계 사이트인 컴트레이드를 인용해 고율 관세 부과가 예정된 품목들에 대한 미국의 총 수입액은 2016년 기준 345억 달러라고 분석했다.

또 이번에 관세가 부과된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미국의 수입규모는 2016년 기준 총 377억6천만 달러다. 관세 유예 또는 면제 대상인 캐나다와 멕시코, 호주를 제외하면 248억9천만 달러다.

한편 수출국 입장에서도 고율관세가 부과되는 품목들의 수출 비중이 크지 않아 수출둔화 기대가 해당국 통화의 약세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전체 수출의 0.8%에 불과하고, 고율관세 적용 규모가 가장 큰 국가인 유로존이나 중국의 경우에도 전체 수출의 0.2% 수준이다.

국금센터는 오히려 보호무역주의로 인한 달러화 약세 효과가 더 크다고 봤다.

이상원 연구위원은 "시장은 미국이 무역정책에서 공격적인 태도를 강화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쌍둥이 적자와 같은 구조적 취약성에 더욱 주목하고 있다"며 "미국의 공격적인 태도는 교역상대국에 우려할 만한 위협(credible threat)을 가함으로써 환율정책의 변화를 유도하는 전략"이라고 해석했다.

중국을 포함한 대미 수출국이 자국 통화 절상을 용인하고 외환시장 개입을 자제해 달러화 약세를 유도하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이에 따라 조만간 중국 지식재산권 침해 관련 조치가 발표되더라도 달러화 강세 여지는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국금센터는 다만 달러화의 지나친 강세나 약세를 전망하긴 어렵다고 봤다.

환율정책 측면에서 달러화의 기축통화로서의 위상을 유지하기 위해 지나친 강세도, 약세도 허용할 수 없는 딜레마에 처해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당분간 박스권을 유지하는 전략을 예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4월 달러인덱스가 101에 달했을 때는 달러화가 "지나치게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으나 지난 1월 달러인덱스가 89로 하락하자 "점점 강해질 것"이라는 상반된 입장을 표명하면서 일명 '트럼프 밴드'를 형성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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