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이효지 기자 = 주택경기가 한풀 꺾이면서 신용평가업계가 건설업체에 미치는 영향을 주시하고 있다. 지방에서 주택 사업을 크게 벌이고 있거나 위험지역에 입주 물량이 많이 예정된 건설사들이 주택경기 둔화에 취약한 곳으로 지목됐다.

16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오는 4월 수도권 아파트 입주 물량이 작년 4월(4천949가구)의 두 배에 달하는 1만11가구로 집계됐다.

입주 물량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아파트 매매가격 오름세가 완만해지고 있어 주택가격의 하락 압력이 커졌다.

한국감정원이 조사한 3월 둘째 주 주간동향 자료를 보면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은 0.06% 오르는 데 그쳐 지난달 셋째 주 이후 상승세가 둔화했다.

여기에 분양가 상한제 등 정부의 부동산 규제가 계속될 것으로 보이고 기준금리도 더 인상될 가능성이 크다.

주택공급의 선행지표 역할을 하는 주택 인허가가 지난 1월 3만7천696호로 전년 동월 대비 5.5% 감소해 건설사의 신규 수주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출처:한국기업평가>



주택가격이 오르지 않으면 원가율이 낮아지는 등 건설사의 초과 이익을 기대하기 어려워진다. 한국기업평가가 최근 펴낸 '주택경기 하강국면 진입에 따른 영향 및 건설업체별 대응능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이후 착공된 건축사업의 원가율은 과거 평균을 2%포인트를 밑돈다.

지난해부터 입주 물량이 늘어나면서 미입주나 입주 지연에 따른 타격도 있을 수 있다. 물량 자체도 문제지만 다주택자 규제,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비롯한 금융규제도 입주 지연을 유발하는 요인이다.

입주가 원활하지 않으면 건설업체의 잔금 회수에도 차질이 생기기 때문에 건설사의 운전자본 부담이 커진다.

한기평은 신규 수주 감소에 따라 지방사업 비중이 크고 건축부문 매출의존도가 높은 한신공영, 계룡건설산업, 태영건설, 두산건설에 타격이 클 것으로 분석했다.

위험지역 입주 물량 집중도가 높고, 재무안정성이 약한 GS건설, 대우건설, 한신공영, 두산건설은 미입주 발생에 따른 위험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업체별 대응능력 비교(출처:한기평)>

GS건설은 2015년부터 연간 2만 세대 이상 공급 중이고 대우건설도 최근 3년 평균 2만4천 세대를 공급 중이어서 앞으로 입주가 지연되거나 미입주가 발생할 때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기평은 "채무인수, 연대보증 등 양사의 보증 규모가 업계 대비 과중하고 위험지역 입주 물량 집중도도 높다"며 "진행 중인 주택 사업의 입주 상황과 지급보증 채무의 상환 여부를 모니터링 해야 한다"고 말했다.

hjlee2@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