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SK건설 회사채가 국내 건설사 회사채 동향을 나타내 줄 바로미터로 떠오르고 있다. 투자자가 다양화하며 채권시장에서 활발하게 유통된 점이 비결이다.

16일 연합인포맥스의 채권 유통 장외시장 개별종목 매매내역(화면번호 4505)을 보면 이달 들어 전일까지 SK건설이 발행한 회사채 'SK건설151-2'는 장외시장에서 470억원가량의 거래량을 기록했다. 지난 5일 400억원의 대규모 거래와 함께 6거래일간 거래가 나왔다. 지난 13일부터는 매일 거래가 출현하고 있다.





이 외에 SK건설154는 이달 현재까지 2억5천여만원, SK건설151-1은 3억6천여만원이 거래됐다. 이 채권들의 거래량을 모두 더하면 480억원에 근접한다.

모두 만기가 1년 넘게 남은 채권이다. 가장 많이 거래된 SK건설151-2는 작년 4월에 발행된 3년물로 잔존만기가 2년 이상이다. SK건설154는 2020년 9월이 돼야 만기가 돌아오고 SK건설151-1은 만기까지 1년 1개월을 더 기다려야 한다.

SK건설 회사채의 신용등급은 'A-'다. 국내 건설사 중 GS건설, 대우건설의 신용등급과 같다. 롯데건설과 포스코건설은 'A'로 SK건설보다 다소 높다. 국내 대형 건설사의 신용등급은 이 구간에 대부분 몰려있다.

같은 기간 SK건설과 신용등급이 같거나 비슷한 건설사 채권(잔존 만기 1년 이상) 중 SK건설보다 거래량이 많은 종목은 눈에 띄지 않는다. 최근 채권 발행이 부진한 GS건설은 남은 종목에서 거래가 전무하고 대우건설 역시 마찬가지다. 롯데건설은 작년과 올해까지 발행이 꾸준하지만, 발행 이후에는 거래가 뜸했다.

신용등급이 높지 않은 채권은 발행 초기와 만기가 임박했을 때를 빼면 투자자들이 관심을 두지 않는다. 새 물건이라는 이점이 있지 않으면 채무불이행(디폴트)의 위험을 완전히 제거해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 유통되는 SK건설은 이러한 리스크에도 흔들리지 않는 셈이다. 지속적인 거래로 SK건설 채권은 국내 건설사 채권의 동향을 대변하는 바로미터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시장참가자들은 진단했다. 실적 개선과 발행시장 참여가 선순환되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

한 증권사의 관계자는 "신용등급 A 주위의 채권은 금리가 높지만, 그만큼 위험하기 때문에 발행 때 담지 않으면 투자자들이 관심을 두지 않는 편이다"며 "SK건설은 언제든지 자금집행이 이뤄지면 관련 수요가 생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투자자 다양화와 함께 실적이 뒷받침돼야 가능한 구조다"며 "SK건설이 발행에 나설 때 금리 변곡점을 만들 수 있을지 주목할 것이다"고 전했다.

jhlee2@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