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백복인 KT&G 사장이 2대 주주인 기업은행의 반대에도 연임에 성공했다.

KT&G는 16일 대전 대덕구의 본사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장 선임의 건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백 사장은 오는 2021년 정기 주주총회까지 KT&G를 이끌게 된다.

백복인 사장은 한국담배인삼공사(KT&G 전신) 공채 출신 첫 최고경영자(CEO)다. 그는 1993년에 입사한 이후 26년 동안 전략과 마케팅, 글로벌, 생산, 연구·개발(R&D) 등을 거치며 다양한 업무 경험을 쌓았다.

지난 2015년 KT&G 사장으로 취임한 이후에는 글로벌사업에 집중해 지난해 '해외 매출 1조원 시대'를 열었다.

백복인 사장 연임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는 평가다.

지난달 5일 KT&G 사장후보추천위원회가 백 사장을 차기 사장후보로 선정한 이후, KT&G 2대 주주인 기업은행이 이를 반대해 왔기 때문이다. 작년 말 기준 기업은행은 KT&G 지분 6.93%를 들고 있다.

이날 주주총회에서도 기업은행은 백 사장 연임에 반대의견을 나타냈다.

기업은행은 백 사장이 'CEO 리스크'가 있는 인물이라고 주장해 왔다. 인도네시아 사업에서 분식회계 의혹 등이 제기됐다는 이유에서다.

관련 의혹은 트리삭티 자회사인 센토사와 푸린도 자산 부풀리기, 해외자회사 이중장부와 공시위반 등으로 정리된다. 금융감독원은 분식회계 의혹을 조사 중이다.

기업은행은 또 KT&G 사장 공모절차가 졸속으로 이뤄졌다고 지적해 왔다.

실제 KT&G는 지난 1월 30일 오후 사장 공모공고를 냈다. 지난 1월 31일과 지난 2월 1일 서류를 접수했고, 2일 서류심사를 했다. 이어 5일에는 사장 후보면접을 진행하고 후보를 확정했다.

하지만 백 사장은 2대 주주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결국 연임에 성공했다.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기구인 ISS가 지난 7일 백 사장 연임에 찬성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ISS는 외국인 투자자에게 적지 않은 영향력을 발휘한다.

KT&G에서 외국인 주주비율은 전체의 약 53%다. 의결권이 없는 자사주를 제외하면 그 비율은 약 58%로 올라간다.

여기에 1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중립 의결권을 행사한 점도 백 사장 연임에 도움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연금기금 주식 의결권행사 전문위원회는 전날 KT&G 정기 주주총회 안건의 의결권 행사 방향을 심의하고 중립 의결권을 행사하기로 했다.

국민연금은 KT&G 지분 9.09%를 들고 있다.

yg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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