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우리은행이 103년간 독점해오던 서울시금고가 내년부터 복수로 운영된다.

서울시는 내년부터 일반ㆍ특별회계와 기금 관리를 분리해 각각 제1 금고와 제2 금고가 담당하는 복수 금고 체제를 도입한다고 18일 밝혔다

현재 시 금고인 우리은행과의 약정 기간은 올해 12월 31일로 만료된다.

시 금고는 각종 세입금 수납, 세출금 지급은 물론 세입·세출 외 현금 수납과 지급, 유휴자금 보관 및 관리, 유가증권 출납·보관 업무를 맡는다.

서울시는 경성부 시절이었던 1915년부터 우리은행 전신인 조선 경성은행이 금고를 맡아 운영해왔다.

그간 17개 광역 지방자치단체 중 단수 금고제를 유지하는 곳은 서울시가 유일했다.

서울시와 우리은행의 계약 만료를 앞두고 시중은행들은 복수 금고의 필요성을 강력히 주장해왔다.

서울시 역시 지난해 8월부터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 용역을 줘 외국의 지방자치단체 금고제도 운용을 연구하기도 했다.

서울시는 예년보다 입찰 공고 시기를 늦추는 등 오랜 시간 고민한 끝에 위험 분산과 시 금고 운영 역량이 있는 금융기관 양성을 위해 복수 금고 도입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2 금고에는 은행뿐만 아니라 농협과 수협, 산림조합, 새마을금고, 신협 등도 참여할 수 있다.

이번에 선정되는 서울시금고는 내년부터 2022년까지 4년간 서울시의 예산·기금을 관리할 수 있다. 현재 서울시의 예산은 32조 원 규모다.

서울시는 다음 달 25일부터 30일까지 금융기관의 제안서를 신청받아 심의한 뒤 5월 중 금고 업무 취급 약정을 체결할 계획이다.

시 금고는 금융·전산 분야 전문가, 시의원 등으로 구성되는 '서울시 금고지정 심의위원회'에서 평가한다.

가장 비중이 큰 평가항목(100점 만점)은 금융기관의 대내외적 신용도 및 재무구조의 안정성(30점)과 금고 업무 관리능력(25점)이다. 시에 대한 대출 및 예금금리(18점)와 시민의 이용 편의성(18점), 지역사회 기여 및 시와의 협력사업(9점)도 평가 대상이다.

변서영 서울시 재무과장은 "복수 금고를 도입한 원년인 만큼 안정성과 경제성을 동시에 갖춘 우수한 금융기관이 많이 참여하기를 기대한다"며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에 따라 시 금고가 지정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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