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용선 더블스타 회장 인터뷰

금호타이어 인수로 5~8년 내 글로벌 톱5 도약

'먹튀' 쌍용차 사태는 없을 것…中공장 정상화 자신

노조 만날 준비 돼 있어…반대하면 인수 안해

<차이용선 더블스타 회장(※에델만코리아 제공)>

(칭다오=연합인포맥스) 최진우 기자 = 중국 더블스타그룹이 막대한 자산을 보유한 중국 국영기업 3곳과 연합해 더블스타 인수를 추진한다.

차이용선(柴永森) 더블스타 회장은 지난 16일 중국 산둥(山東)성 칭다오(靑島)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와 같은 인수 구조를 공개했다. 차이 회장이 국내 언론사를 초청해 인터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우리는 칭다오국신(國信)그룹과 칭다오성투(城投)그룹, 칭다오강(港)그룹 등 3곳의 국영기업과 컨소시엄을 이뤄 금호타이어 인수를 추진한다"며 "이들의 총자산은 15조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더블스타도 국영기업이다. 이들 4곳은 이미 국내에 금호타이어를 인수하기 위한 특수목적법인(SPC) 싱웨이코리아도 세웠다.

4곳의 국영기업이 SPC에 자금을 넣으면, SPC가 제3자 배정 유상증자의 방식으로 금호타이어에 6천463억원을 투자하는 구조다. 6천463억원은 순수하게 금호타이어 계좌로 들어온다.

더블스타는 이 과정을 통해 금호타이어의 최대 주주(지분율 45%)에 오를 계획이다.

이런 인수 구조는 더블스타의 자금력을 우려하는 일부의 시각을 일축한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그동안 '더블스타 자산은 금호타이어의 5분의 1 수준에 불과해 새우가 고래를 삼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금호타이어의 자산(5조1천억원, 2016년 말 기준)이 더블스타를 제외한 국영기업 3곳의 3분의 1 수준에 그치는 셈이다.

특히, 금호타이어의 자산 가운데 80%(4조원)가 부채라는 점을 고려하면, 더블스타 컨소시엄이 자산 건전성 측면에서도 압도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 더블스타 컨소시엄은 투자금 6천463억원 가운데 75% 수준을 에쿼티(Equity) 형식으로 댄다. 나머지는 대출이다.

일반적인 인수ㆍ합병(M&A)에서 대출(인수금융) 비중이 50%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더블스타는 자금력을 과시한 셈이다.

◇더블스타-금호타이어 시너지…5~8년 내 글로벌 '톱5' = 차이 회장은 지난해 이어 이번에도 금호타이어 인수를 추진하는 데 대해 "금호타이어는 존중할 만한 기업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금호타이어는 승용차용타이어(PCR), 더블스타는 트럭ㆍ버스용타이어(TBR) 분야에서 우세하다. 서로 다른 분야에서 강점을 보유한 만큼 시너지가 난다는 이야기다.

차이 회장은 "TBR 분야에서는 더블스타를 중심으로 하고, PCR에서는 금호타이어를 중심에 둘 것"이라며 "금호타이어를 인수하고서 이른 시일 안에 글로벌 상위(Top) 10위에 들고, 5~8년 안에 5위 안에 들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금호타이어 실사에 참여한 더블스타 부회장급 인사도 "2016년 12월 광주와 평택공장을 실사 차원에서 방문했다"면서 "금호타이어의 PCR 품질이 매우 우수했다"고 평가했다.

◇노조와 직접대화 가능…반대하면 인수포기 = 금호타이어 노조와도 언제든지 만날 준비가 돼 있다고 차이 회장은 피력했다.

차이 회장은 "금호타이어 노조와 직접 대화하는 것에 대해 개방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다"면서 "산업은행과 금호타이어 사측, 더블스타 3곳이 노조를 이해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금호타이어 인수에 성공하면 모든 직원의 이익을 중심에 두는 방향으로 운영할 것"이라며 "노조를 보장하는 가운데 금호타이어 본사를 한국에 두는 등 독립경영도 보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회사와 직원, 협력업체 간 이익을 공유하는 방향으로 정상화를 이룰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설명에도 금호타이어 노조가 지속해서 반대하면 차이용선 회장은 인수하지 않겠다고 했다.

다만, 그는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가서 청산하게 되면 모든 직원에게 피해가 가장 크다"면서 "이번 유상증자 방식으로 인수하면 투자자금의 빠른 조달이 가능하고 이른 시일 내 정상화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 제2의 쌍용차 사태 없다…中공장 정상화 자신 = 금호타이어의 기술력과 알짜 자산만 빼먹고 떠나는 게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차이 회장은 "그런 일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상하이차의 쌍용차 인수의 건은) 14년 전의 일이다"며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면 같은 일은 발생하지 않는다"고 했다.

금호타이어 국내 공장에 투자를 지속해 PCR 분야에서 더욱 성장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것이 차이용선 회장의 구상이다.

이에 따라 이번 유상증자로 투자하는 자금도 금융기관의 채무 상환에 사용하지 않는다.

차이 회장은 "투자한 금액은 금호타이어 채무로 바꿀 생각이 없다"면서 "금호타이어의 광주공장 등 국내 시설이 업그레이드될 수 있도록 활용할 것"이라고 했다.

이는 금호타이어 매각 주체인 산업은행이 설명한 것과 궤를 같이한다.

산은은 금호타이어의 연간 시설투자금(CAPEX)이 1천500억~2천억원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이번 유상증자 대금 납입과 산은의 2천억원 대출이 이뤄지면 금호타이어는 약 5년 동안 투자를 이어갈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금호타이어 부실의 원인으로 지목된 중국공장의 정상화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금호타이어 중국공장 부실의 원인을 ▲CCTV 사태 ▲미국의 대규모 관세 부과 ▲공장이전 ▲수요 미반영 등 4가지로 분석했다.

차이 회장은 "다른 이유도 있을 수 있지만, 4가지 이유에 대해서는 금호타이어를 도울 자신이 있다"고 했다.

 

<칭다오 더블스타 공장 전경>


 

<더블스타 타이어 공정>


j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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