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둘기파들이 '올해 세번' 쪽으로 올라올 가능성이 더 커

성장률 전망은 확장적 재정정책 반영해 상향 유력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 이번 주(19~23일) 뉴욕 채권시장의 관심은 20일부터 이틀 일정으로 열리는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 집중될 전망이다.

기준금리 인상은 기정사실로 여겨지고 있는 만큼 '점도표' 상에서 올해 금리 인상 횟수가 종전 세번에서 네번으로 늘어날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주 미 국채금리는 장단기물의 등락이 엇갈렸다.

연합인포맥스의 해외금리 일별화면(6533번)에 따르면 10년물 금리는 2.8466%로 지난 한 주 동안 4.72bp 내렸고, 30년물 금리는 전주대비 7.97bp 하락한 3.0800%에서 지난주 거래를 마쳤다.

통화정책에 상대적으로 민감한 2년물 금리는 2.2909%로 전주대비 2.89bp 상승했다.

10년물과 2년물의 금리 차이는 55.57bp로 전주대비 7.61bp 축소됐다.

두 금리 간 스프레드는 지난달 중순에는 70bp 이상으로 벌어지기도 했으나 최근 다시 좁혀지는 양상이다.

10년물 금리가 '3% 도전'에 번번이 실패한 뒤 2.8%대로 후퇴하면서 수익률곡선은 평탄화(커브 플래트닝)됐다.

3월 FOMC가 비둘기파적일 것이라는 전망은 찾아보기 어려운 실정이다.

FOMC는 1월 성명에서 점진적 금리 인상 기조를 드러내는 대목에 '추가적인(further)'이라는 문구를 삽입했고, 이후 제롬 파월 의장은 의회에 나와 경기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한 바 있다.

세금감면과 재정지출 확대 등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이 경제전망에 본격 반영되면서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은 상향이 유력하다.

1월 FOMC 의사록은 이미 '다수(a number of)' 참가자가 "단기적인 성장 전망을 12월 회의에 비해 상향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고려하더라도 올해 금리 인상 횟수까지 네번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단언하기는 어렵다.

작년 12월 점도표에서 올해 세번 금리 인상(연말 금리 전망치 중간값 2.125%)에 위치한 참가자는 16명 중 6명이었다.

올해 세번 미만도 6명, 네번 이상은 4명이었다.

재닛 옐런 전 의장의 퇴임으로 3월 FOMC는 참가자가 15명으로 줄어든다.

따라서 올해 금리 인상 횟수가 네번으로 늘어나려면 최소 4명의 참가자가 '네번 이상 인상'으로 입장을 바꿔야 하는데 이는 쉽지 않아 보인다.

대신 1월 FOMC 의사록의 낙관적 논조 등을 볼 때 '세번 미만' 진영에 있던 비둘기파 인사들이 중간값을 향해 올라올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크다고 할 수 있다.

이 경우 시장은 다음 번 점도표가 나오는 6월 FOMC에서 올해 금리 인상 횟수가 네번으로 늘어나는 시나리오를 그리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경제가 현재 추세를 유지한다면 비둘기파들이 순차적으로 금리 전망을 높여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작년 12월 FOMC 점도표(빨간색 상자 안이 올해 세번 인상을 의미하는 중간값)>



올해 인상 횟수는 늘어나지 않더라도 내년 인상 횟수가 종전 두번에서 세번으로 바뀔 가능성은 상당하다.

2019년 전망을 보면 중간값(2.688%)을 기준으로 그 아래에 8명, 그 위에 8명이 포진해 균형이 팽팽했다.

비둘기파였던 옐런 전 의장의 금리 전망이 중간값의 아래에 있었다고 가정해 보면 옐런이 빠진 것만으로도 2019년 점도표의 중간값은 올라간다.

점들의 분포를 따져보면, 내년 금리 전망의 중간값이 올해에 비해 상향 이동하기가 훨씬 쉽다는 얘기다.

다만 최근 미국 경제지표들이 고용을 제외하고는 그다지 좋지 않았다는 점은 FOMC가 과도한 매파 색채를 드러내는 데 제동을 거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지난주 시장이 주목했던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대비 2.2% 오르면서 전망치 2.3%에 못 미쳤다.

특히 같은 달 소매판매는 전월대비 0.1% 감소하면서 석달 연속 뒷걸음질쳤다.

소매판매 발표 후에는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의 실시간 추정 모델인 'GDP 나우(now)'가 1분기 경제성장률을 2.5%(연율 환산 기준)에서 1.9%로 하향하는 등 1분기 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이 이어진 바 있다.

이번 주 미국의 주요 경제지표로는 2월 기존주택판매(21일), 금융정보업체 마킷의 3월 제조업 및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22일), 2월 내구재수주와 같은 달 신규주택판매(23일) 등이 있다.

연준 고위 관계자 중에서는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19일과 23일),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23일)가 모습을 드러낸다.

보스틱 총재는 19일 마이애미 한 행사에서 대담을 할 예정이지만 통화정책 관련 언급은 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행사는 연준 고위 관계자들이 통화정책에 대한 발언을 삼가는 '블랙아웃' 기간(22일까지)에 열릴 뿐 아니라 통화정책과는 거리가 먼 지역 투자 활성화가 주제이다.

미 재무부는 22일 10년 만기 물가연동국채(TIPS) 110억달러어치를 입찰에 부친다.

sj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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