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홍경표 기자 = 국민연금이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상장 기업이 300개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이 기업의 최대주주인 경우도 상당수여서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5% 이상 지분율을 나타낸 코스피·코스닥 상장사는 총 290개다.

이중 국민연금이 10% 이상 지분을 가지고 있는 상장사도 90개에 달한다.

국민연금은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대 기업 대부분의 5% 이상 지분을 보유하는 대주주다.

국민연금은 삼성전자 지분 9.03%, SK하이닉스 10.11%, 현대자동차 8.02%, 포스코 10.56%, LG화학 9.74%, 네이버 11.22%를 가지고 있다. 포스코와 네이버는 국민연금이 최대주주다.

KB금융과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등 주요 금융지주의 최대주주도 국민연금이다. 국민연금의 KB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지분율은 각각 9.24%, 9.10%, 9.35%다.

국민연금은 높은 지분율을 바탕으로 주총에서 주도권을 쥐거나 이사회 구성, 경영 전략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 때문에 주요 기업과 금융사의 주총에서 국민연금의 결정에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코스피 시총 1위 삼성전자의 23일 주총 안건은 사상 첫 발행주식 50대1 액면분할과 사내·외 이사진교체, 이사 보수 한도 승인 건 등이다.

SK하이닉스의 28일 주총 안건은 박성욱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부회장 재선임, 사외이사 선임,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부여 등이다.

현대차와 포스코, LG화학은 이달 정기주총을 이미 마쳤다. 네이버는 23일 주총에서 정관상 사업목적에 인공지능(AI) 스피커 통신사업(별정통신사업)을 추가하는 안건 등을 승인한다.

주요 금융사 등 신한지주는 22일, KB금융과 하나금융지주는 23일 주총을 연다. 신한지주는 주총에서 3명의 사외이사를 교체하고, 이사 보수 한도를 승인한다.

KB금융은 노조 추천 사외이사 선임이 관전 포인트다. KB 노조는 지난해 하승수 변호사 추천에서 고배를 마신 후 두 번째로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최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이 지난해 주총에서 노조 추천 사외이사에 찬성표를 던진 것을 고려하면 이번에도 찬성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는 노조 추천 사외이사 반대를 권고했다.

하나금융지주는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의 3연임 안건이 주목된다. 서스틴베스트와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김 회장의 연임 반대를, ISS는 연임 찬성을 권고했다.

하나금융 노조는 채용 비리에 따른 금융당국의 특별검사 등을 참고해 달라며, 한국기업지배구조원과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에 연임 반대 의견서를 제출했다.

감사원이 지난해 말 감사에서 국민연금의 합병, 이사·감사 선임·보수 한도 등의 안건과 관련해 구체적인 내부판단 기준과 일관성이 없다고 지적함에 따라, 주총 안건을 보다 엄격하게 검증할 가능성이 높다.

연기금 관계자는 "감사원 지적과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예정 등으로 국민연금이 의결권 행사에 신경을 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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