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인들에 대한 비자에도 제한을 가할 경우 미국의 대표적인 수출 효자 상품인 중국인에 대한 유학 산업이 직격탄을 받을 수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현재 백악관은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해에 대한 대응으로 대대적인 무역 규제를 검토 중이며, 여기에는 중국 학생들의 비자를 제한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해당 규제는 이르면 이번 주나 혹은 이달 내에 나올 예정이다.

미국은 중국과의 교역에서 대규모 무역적자를 기록하고 있으나 교육 부문에서는 반대로 대규모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2016년~2017년 학년도에 미국 대학에 등록한 국제 학생 수는 총 110만 명으로 이 중 3분의 1가량이 중국인 학생이다.

국제 학생의 부모가 교육비나 숙식, 생활비로 중국에서 미국으로 돈을 송금할 경우 이는 자금이 미국으로 유입되는 효과가 있다는 점에서 미국의 수출로 산정된다.

상무부 자료에 따르면 2016년 기준 미국 교육 기관에 등록한 외국인 학생들이 기여한 미 수출액은 394억 달러다.

이는 대부분 학생의 수업료만이 반영된 것으로 학생들의 주택 임대료나 의류 구매 비용 및 식비 등 기타 상품 및 서비스 지출을 포함할 경우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인은 같은 해 해외에서 교육비로 76억 달러어치를 소비했다. 이는 2016년 미국의 교육비 흑자액이 320억 달러에 달한다는 얘기다.

트럼프 대통령이 조만간 내놓은 무역 규제는 미국의 대규모 무역적자를 해소하기 위한 처방 중 하나다.

그러나 일부 이코노미스트들은 이러한 규제가 자칫 미국의 무역적자를 더욱 악화시킬 것으로 우려했다.

캘리포니아 샌타바버라 대학 딕 스타츠 경제학 교수는 "고등 교육은 미국 내 주요 흑자 상품 중 하나다"라며 "이에 타격을 주는 어떤 것도 무역수지를 더욱 악화시킬 것은 분명하다"라고 경고했다.

그는 비자 규제가 미국 학생들에게도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제 학생들은 미국 대학들의 주요 수입원 중 하나기 때문에 만약 대학의 손실이 커질 경우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미국 학생들에 대한 수업료를 인상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브루킹스 연구소의 데이비드 달러는 중국인에 대한 비자 제한은 중국에 정치적 압박을 가하려는 트럼프의 전략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시진핑 주석의 딸인 시밍저(習明澤)도 2015년 하버드 대학을 졸업한 미국 유학파로 알려졌다.

달러는 "중국 학생들의 비자를 제한하는 것은 중국의 관심을 불러일으킬 또 다른 수단"이라고 덧붙였다.

스타츠 교수에 따르면 국제 학생들이 미국에서 지출하는 총비용은 연간 거의 50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작년 미국이 수출한 승용차 수출액 520억 달러, 민간항공기 수출액 560억 달러, 반도체 수출액 480억 달러와 각각 맞먹는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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