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미국 국채의 수익률 곡선(Yield Curve)이 평탄화 압력을 받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향후 경제 반등에 대한 의구심이 강하게 자리 잡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미국 국채 10년물과 2년물의 금리 격차는 19일 현재 55.6bp로, 지난 2월 초순 79bp에서 빠르게 축소됐다. 연초 보였던 50bp 근처까지 금리 스프레드가 줄어들고 있는 셈이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커브 플래트닝을 자세히 살펴봐야 한다"며 "오래 기다렸던 채권시장의 가격 재평가가 다시 한번 교착상태에 빠졌다(stall)"고 진단했다.

지난 2016년 이후부터 시작된 장기금리의 상승세는 채권 투자자가 더는 세계 경제의 급격한 침체를 두려워하지 않는 신호였지만, 최근의 커브 플래트닝은 미국 경기가 진짜 반등하는 것인지에 대해 지속해서 의구심이 나타나기 때문이라는 게 WSJ의 설명이다.

이번 주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채권시장은 이달 금리인상을 포함해 연내 최소 세 차례 인상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기준금리의 인상은 기계적으로 단기금리의 상승세로 이어진다.

문제는 이런 금리인상 흐름이 경기 성장의 방해 요인이 되는지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WSJ은 "투자자는 단기금리 상승세가 인플레이션과 함께 성장세를 억제할 것인지에 큰 의문을 품고 있다"며 "이에 따라 추가로 장기금리는 내려간다"고 설명했다.

이런 커브 플래트닝은 결국 잠재적인 경기침체의 신호일 수 있다는 게 신문의 평가다.

채권 커브 가운데서도 국채 10년물과 2년물의 금리 격차는 경제 건강의 척도로 밀접하게 활용된다. 10년물 금리는 지난해 12월 이후 지속해서 상승하면서 경제 확장기가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지만, 2년물 금리는 더욱 가파르게 올랐다.

WSJ은 5년물과 30년물의 금리 격차도 주목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보통 5년물과 30년물의 금리 격차가 커질수록 경제 확장과 인플레이션 압력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데, 최근 이 금리 격차는 계속 축소되고 있다.

신문은 국채와 물가채의 금리 격차도 만기별로 구분해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5년 만기 BEI(Break-Even Inflation) 등 단기적인 물가 기대심리는 계속해서 오름세를 보이지만, 30년물 BEI는 상승세가 크게 제한됐다.

이에 대해 WSJ은 "많은 투자자는 여전히 미국의 성장률 기조가 2% 근처에 머물 것으로 예상한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풀이했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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