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국내 완성차업계는 한국GM 사태가 한국 기업들이 직면한 고비용·저효율 구조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19일 국내 완성차업계의 모임인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분석한 자료를 보면 한국GM은 같은 외국계투자회사인 르노삼성차와 비교했을 때 임금수준은 물론 매출액 대비 임금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GM의 1인당 평균임금은 8천670만원으로 르노삼성차 6천550만원보다 32.4% 많다. 한국GM의 매출 대비 임금비율은 11.4%로 르노삼성차 4.4%보다 7%포인트 크다.

한국GM 직원들의 평균연령은 47.2세로 르노삼성차 38.6세보다 8.6세 높다. 한국GM 근속년수는 22.2년으로 르노삼성차 15.4년보다 6.8년 길다. 한국GM은 르노삼성차와 달리 나이에 따라 임금이 높아지는 호봉제를 운용해 인건비 부담도 가중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 국내 완성차업계가 겪고 있는 생산량 급감에도 한국GM의 고용은 거의 제자리걸음을 했다. 완성차업계 중에서 생산 감소가 가장 심한 상황이나, 본격적인 인력 구조조정은 엄두도 못 내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한국GM은 글로벌GM 쉐보레 브랜드의 2014년 유럽 철수, 2015년 러시아 철수, 2016년 신흥국 경기침체 등으로 수출이 급감하면서 생산도 곤두박질했다.

한국GM의 생산대수는 2011년 81만854대에서 2016년 57만9천745대로 28.5% 줄었다. 반면 고용은 같은 기간 1만7천134대에서 1만5천906대로 7.2% 감소했다.

그나마 한국GM 사태가 불거지면서 한국GM 노조측은 지난주 임단협 교섭안에 임금을 동결하고 성과급을 받지 않는 등 내용을 포함했다. 그럼에도 한국GM은 여전히 낮은 생산성과 높은 인건비 부담에서 완전히 자유롭지는 못한 상황이다.

물론, 자동차산업협회가 국내 완성차업체를 회원으로 두고 자동차업계를 대변하는 단체임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

그러나 르노삼성차가 지난 2011년부터 생산, 내수, 수출이 모두 급격히 하락하면서 위기를 맞았을 당시 임금피크제 도입, 호봉제 폐지, 정기상여금의 통상임금 산입 제외 등으로 회생에 성공한 것 또한 사실이다.

노사의 적극적인 고통 분담으로 르노삼성차가 명맥을 유지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자동차산업협회는 향후 인력 및 근로시간을 자유롭게 조정해 생산물량 변동성에 대응하고, 계약직·파견근로 등을 자유롭게 활용하는 가운데 경영상황에 맞춰 정규직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m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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