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강남 못지않은 학군을 지닌 서울 양천구가 주택시장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정부의 재건축 안전진단 강화 이후 양천구 집값 하락세가 지표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학군을 노린 실수요자가 마지노선을 탐색하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진단했다.

19일 한국감정원 주간 아파트동향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양천구의 아파트값은 전주보다 0.06% 하락했다. 지난해 9월 셋째주 이후 처음으로 가격이 내려갔다. 이로써 이달 들어 105를 터치했던 매매가격지수도 반락했다.

목동 신시가지아파트가 주축인 양천구의 아파트는 정부가 안전진단 평가 항목 중 구조 안전성 가중치를 높이면서 가격 하락세가 우려됐다. 재건축 연한(현재 30년)이 지났지만, 아직 안전진단을 받지 않은 서울 내 아파트(10만3천822가구) 중 양천구가 2만4천358가구로 가장 많기 때문이다.

정부가 재건축 안전진단 강화를 발표한 지 약 한 달 만에 우려가 현실로 확인됐다. 매매가 대비 전세가율까지 낮아질 위기에 처해 갭투자자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그간 양천구 아파트값은 서울의 주택매매시장 심리가 들쑥날쑥할 때도 흔들리지 않고 점진적인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양천구의 전반적인 주택매매 심리가 서울 평균에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목동 신시가지아파트 일대가 중심을 잡은 영향이 컸다.

양천구 집값 약세가 지표로 드러나면서 하락세가 계속 이어질 수 있다는 불안도 제기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양천구가 입지 외 장점으로 학군이라는 특수성을 무시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당분간 수요가 주춤하더라도 마지노선을 찾는 기간이라고 해석했다.

각종 규제 속에서 양천구 아파트는 서울 내 아파트를 찾는 수요자들에 접근성이 개선되고 있다. 지난달 기준으로 양천구 아파트 평균 가격은 7억1천867만원인데 서울 평균(6억8천622만원)보다 3천200만원가량이 비싸다. 작년 이맘때는 둘의 가격 차이가 4천800만원을 넘겼다.

양지영 양지영R&C연구소 소장은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강화는 분명 큰 이슈이고 특히 안전진단 반려가 출현하면 충격이 더 클 수 있다"며 "투자자뿐만 아니라 실수요자들도 양천구에 대해서 상당히 신중한 태도를 보이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서울 서쪽을 보면 목동을 대체할 만한 학군을 찾기 어려워 일정 시간이 흐르면 목동에 들어오려는 수요가 생기기 마련이고 자립형 사립고등학교 폐지 등과 맞물려 강남처럼 학군이 다시 주목을 받을 수 있다"며 "일정 수준 이하로 가격이 내려가 마지노선이 왔다고 생각하면 투자자와 실수요자가 다시 모일 것이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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