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김대도 기자 = 대만에서 미국 달러 등의 통화로 채권을 발행하는 포모사본드가 인기를 끌고 있다.

대만 보험사 등의 수요가 많아 발행사 입장에서는 낮은 금리에 자금을 수월하게 조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은행과 공공기관들이 포모사본드 발행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외환(FX) 스와프 시장에 영향은 제한되고 있다.

변동금리로 발행하는 비중이 커, 환 헤지 목적의 부채스와프로 시장에 나오는 경우가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19일 금융투자업계와 국제금융센터 등에 따르면 올해 한국계 채권(KP물) 발행금액은 약 50억 달러로 작년 1분기 73억 달러 대비 20억 달러가량 적다.

1분기가 열흘 정도 남았지만, 작년에 비해서는 KP물 발행이 활발한 편은 아니다.

북·미 정상회담 등 지정학적 호재에도, 채권 금리 자체가 많이 뛰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포모사본드 발행은 많았다. 작년 1분기에는 한 건도 없었지만 올해는 4건, 14억 달러가 발행됐다.

포모사본드는 대만 자본시장에서 외국 금융회사 등이 달러 또는 위안화 등의 다른 국가 통화로 발행하는 채권을 일컫는다.

KEB하나은행은 올해 첫 포모사본드를 발행했다.

2월에 4억2천500만 달러의 포모사본드 5년물을 찍었다. 3개월 리보(Libor) 금리에 80bp를 가산하는 변동금리 구조다.

3월 KB국민은행은 5년 만기 포모사본드로 3억 달러를 조달했다. 3개월 리보에 78bp를 더했다.

이달 수출입은행은 4억 달러의 5년 만기 포모사 그린본드를 발행했다. 리보에 74bp가 가산됐다.

KP물로는 최초의 포모사 그린본드다. 환경이나 신재생 에너지 등의 목적에 쓰이는 채권을 그린본드라고 한다.

최근 한국도로공사는 3년 만기의 13억 위안어치의 포모사본드를 4.73% 고정금리로 발행했다.

이들 포모사본드는 대만과 홍콩의 보험사와 은행에서 많은 물량을 소화한 것으로 파악됐다.

채권 발행시장의 한 관계자는 "2014년 대만 당국이 보험사 규제를 완화하면서 대만 보험사의 해외투자가 크게 늘었다"며 "대만도 우리나라처럼 저성장·고령화 현상이 심해, 수요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현지 투자자들이 KP물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미국처럼 프라이싱에 민감하지 않다"며 "지정학적 이슈도 예민하지 않다"고 말했다.

포모사본드 발행이 늘었어도, 스와프 시장에는 미풍에 그쳤다.

고정금리로 발행한 도로공사만 통화스와프(CRS)로 헤지를 했고, 수은과 KB국민은행, KEB하나은행은 변동금리로 발행했기 때문에 헤지를 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부채스와프는 CRS 금리 상승 재료가 되고, FX스와프 1년물 등 장기물에 상승 압력을 보태는 요인이 된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올해 미국 금리가 뛰었지만, 대만은 금리가 따라 가지 않았다"며 "CRS 등을 고려하면, 국내서 발행하는 것보다 약 35bp 정도의 이익을 봤다"고 말했다.

수은 관계자는 "국내와 비교해 5bp를 밑도는 수준에서 발행했다"고 언급했다.

dd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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