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이종혁 특파원 = 미 국채 가격은 위험자산인 뉴욕증시 약세에 따른 안전 자산 선호 속에 혼조세를 보였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19일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0.4bp 낮은 2.844%에서 거래됐다. 이틀째 하락이다. 지난 2월 21일에 4년 최고치인 2.943%를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0.8bp 오른 2.303%에서 움직였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0.3bp 하락한 3.078%에서 거래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국채가는 다음 날부터 이틀 일정으로 시작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 하락 출발했다.

지난 주말 국채가는 미 산업생산과 소비 등의 지표가 호조를 보여 내렸다.

시장은 이날 발표되는 경제 지표가 없는 가운데 FOMC 회의에서 점도표가 상향 조정될지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첫 기자회견 등을 주목하고 있다.

이번 FOMC는 2015년 12월 이후 여섯 번째로 기준금리를 25bp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CME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은 올해 네 차례 금리 인상 가능성을 35% 반영했다. 한 달 전에는 24%, 일주일 전에는 34%였다.

또 외교협회 분석가들이 앞으로 미 국채 발행물량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발표한 것도 관심을 끌었다.

분석가들은 연준의 자산 축소가 성숙기에 이르면 채권시장이 매년 국내총생산(GDP)의 5%에 달하는 장기 국채 발행 부담을 흡수해야만 한다고 진단했다.

크레디트 스위스는 "FOMC 성명 문구에 큰 변화를 예상하지 않지만 경기 과열에 대해 우려를 하는 등 연준이 더 매파적인 암시를 할 가능성은 있다"고 진단했다.

크레디트 스위스는 "FOMC에서 경기 전망이 더 명시적으로 매파성향으로 바뀌는 것이 경제 전망에 나타날 수 있다"며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이나 근원 개인소비지출(PCE0 가격 지수 전망을 높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최근 2월 소비자물가 등 물가 지표가 대체로 부진했다.

BMO 캐피털 마켓츠의 이안 린젠 채권 전략가는 "연준의 자산 축소가 점점 진행되는 중에 미 재무부는 단기채 공급으로 시장을 홍수로 만들고, 신용 스프레드는 더 확대될 것"이라며 "점진적인 경기부양책의 제거로 발생하는 부작용이 어렴풋이 보인다"고 설명했다.

린젠은 다만 일 중 거래가 저조하고, 가격 움직임이 가볍다는 것은 시장이 연준의 정책 유지, 전망의 불변 등을 대비하는 점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린젠은 지난해 12월에 경제 전망이 나온 이후 경기 전망이 개선됐지만, 올해 네 차례 인상 전망을 가능하게 할 정도로 충분한지에 대한 기준도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미국 주택시장에 대한 영국 신용평가사 피치의 진단도 관심을 끌었다.

피치는 최근 주택 담보 대출 이자가 오르고 있어 몇몇 지역의 주택 가격 상승 폭이 둔화할 수 있지만, 전반적인 미국 주택 가격 상승 흐름을 멈추지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피치의 그랜트 베일리 상무이사는 "주택 가격은 역사적으로 주택 담보 대출 이자보다는 실업률과 임금 성장률에 따라 움직이는 경우가 많았다"고 전했다.

피치는 현재 네바다와 오리건, 아이다호의 경우 주택 가격이 15~19%, 애틀랜타와 덴버, 유타, 워싱턴도 주택 가격이 5~9% 고평가됐다고 전했다.

베일리 이사는 "특히 이 중에서도 댈러스 주택 시장의 경우 지난 2년간 크게 과열됐고 현재 15~19% 고평가된 것으로 확인된다"면서 "고평가된 시장의 경우 주택 가격 상승률이 둔화하거나 가격 조정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욕증시 낙폭이 깊어지면서 장기 국채가가 반등했다.

뉴욕증시 약세는 페이스북 등의 기술주가 주도했으며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의 전 종목이 빠지는 등 전반적인 투자 심리가 약해졌다.

페이스북의 주가는 수천만 명의 페이스북 이용자 개인정보가 미국 대선에 무단 활용됐다는 의혹으로 7%가량 내렸다.

국채가는 오후 들어 뉴욕증시 약세 속에 오름폭을 줄이며 마쳤다.

증시 전략가들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가 3천선 이상 오르려면 위험이 큰 회사채에 대한 수요가 커져야 하며 FANG(페이스북,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의 주가가 오르면서 실적 개선 전망이 이어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골드만삭스 전략가들은 "현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가 두 자릿수 조정 이후 전형적 움직임을 보인다"면서 "향후 몇 달 안에 다시 현재보다 9% 높은 수준인 3천 선을 향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모건스탠리의 마이클 윌슨 전략가는 S&P500지수가 향후 몇 달간 3천 선까지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견고한 주식의 순환적 사이클뿐 아니라 실적 성장이 향후 2개 분기 이상 15% 이상을 기록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윌슨 전략가는 연준이 예전보다 더욱 단호한 모습을 보이고, 금융 시장 상황이 더 타이트해지는 것은 올해 말 S&P500지수를 다시 2천750선까지 끌어내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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