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10개 금융 공공기관의 여성임원이 지난해 말 기준 단 1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대통령이 2022년까지 공공기관 여성임원 비율을 20%까지 높이라고 주문한 점을 고려하면 갈 길이 먼 상태다.

20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알리오)에 따르면 10개 금융 공공기관의 여성임원 수는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전체 46명 중 1명(2.1%)에 불과했다.

10개 기관은 기술보증기금과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신용보증기금, 예금보험공사, 중소기업은행, 한국예탁결제원, 한국자산관리공사, 한국주택금융공사, 한국투자공사다.

한국자산관리공사가 임원 7명 중 1명이 여성으로, 10개 기관 중 유일하게 여성임원을 뒀다.

나머지 9개 기관은 기술보증기금이 임원 7명, 산업은행 3명, 수출입은행 2명, 신용보증기금 7명, 예금보험공사 7명, 기업은행 3명, 예탁결제원 3명, 주택금융공사 4명, 한국투자공사 3명인데 전원 남성이었다.

금융 공공기관의 여성임원 비율은 공공기관 평균보다 유난히 낮았다. 지난해 기준 공공기관 여성임원 비율은 11.8%였다.

금융권의 여성 고위직 비율이 전반적으로 낮기도 하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2금융권 59개사의 여성 인력 현황을 조사한 결과 전체 임원 940명 중 여성은 40명으로 4.3%에 불과했다. 이는 1년 전 조사했을 때의 4.4%보다 0.1%포인트 낮아진 수준이다.

특히 이들 59개사에 여성 등기임원은 한 명도 없었다.

문 대통령이 2022년까지 공공기관 여성임원 비율을 20%로 높일 것을 주문한 데 따라 금융 공공기관은 여성임원 확보에 나서야 할 것으로 점쳐진다.

문 대통령은 19일 제1회 정부혁신전략회의를 주재하는 자리에서 "여성의 고위공직 진출을 확대하는 한편 권력관계에 의한 성폭력 피해를 근절하는 게 새로운 시대적 과제가 됐다"며 "공직에서부터 모범을 보여야 여성이 유리 천장을 깨고 누구나 존엄하고 차별받지 않는 세상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혁신전략회의를 통해 정부는 '공공부문 여성임용 목표제 10·20·40'을 도입하기로 했다. 여성 비율을 고위공무원단은 10%, 공공기관 임원은 20%, 정부위원회 위원은 40%로 높이는 것이 골자다.

금융권의 호응도 이어지고 있다. 신한금융지주는 2020년까지 그룹 내 여성임원 비중을 세 배 늘리기로 했다. 신한금융의 본부장 이상 임원 총 182명 중 여성은 8명(4.4%)에 불과한데, 최소 5%에서 최대 12%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KB손해보험도 2020년까지 여성관리자 비중을 20%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손해보험업계 여성임원 비율이 2.2%인 상황에서 우수 여성 인력 발탁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mrlee@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