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중국 인민은행장에 이강(易綱) 부행장이 깜짝 승진 발탁됐지만, 이 신임 행장이 인민은행을 이끌 적임자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9일(현지시간) 전문가들의 평가를 인용해 보도했다.

부행장으로서 퇴임한 저우 샤오촨 전 인민은행장을 10년간 보좌했고, 10여 년간 경제 분야에서 공부하고 연구한 이력이 있는 등 중앙은행 수장으로써 갖춰야 할 역량은 충분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특히 글로벌 무대에서 일정 부문 역량을 발휘하길 바라고 정책 안정성과 금융위험을 억제하고자 한다면 그만한 적임자가 없다는 것이다.

덩하이칭(鄧海淸) 구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이 행장의 지명은 중국이 글로벌화뿐만 아니라 글로벌 경제 거버넌스에서 강한 목소리를 내길 갈망하고 있다는 것을 강하게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이 신임 행장은 베이징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일리노이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딴 후 미국 인디애나주립대에서 교수를 지냈다.

이후 1994년 중국으로 돌아와 베이징대 중국경제연구센터 교수를 지냈으며 1997년 인민은행 통화정책위원에 합류해 통화정책사(司) 사장, 행장조리 등을 거쳐 2008년부터 부행장을 맡았다.

이 신임 행장은 중국이 성장 중심의 경제 구조를 지속가능한 성장 모델로 탈바꿈하는 과정에서 인민은행을 맡게 됐다.

특히 인민은행장으로서 성장 중심의 경제 모델이 가져온 과도한 부채를 억제하고, 이 과정에서 초래될 금융위험을 차단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이 신임 행장은 행장 선임 직후 기자들과 만나 신중한 통화정책을 유지하고 금융개혁을 촉진하고, 시장을 더욱 개방하는 동시에 금융안정을 유지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또 다음 달 초 시작하는 보아오 포럼을 앞두고 수 주 동안 일련의 신규 정책을 발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아시아의 다보스 포럼으로 불리는 보아오 포럼에는 시진핑 주석도 참석할 예정이다.

이 신임 행장은 영어에 능숙하고 국제 금융 및 통화정책 담당자들과도 친분이 있어 국제무대에서 중국의 위상을 높이는 데도 일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5년 중국 주식시장이 폭락했을 당시 이 신임 행장은 당시 부행장 겸 국가외환관리국장으로서 세계에 중국의 상황을 해명하는 역할을 맡았다.

그는 당시 페루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 연차 총회에서 "걱정하지 마라. 중국은 가까운 미래에도 여전히 꽤 높은 중고속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며 주가 폭락에도 중국은 여전히 견조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중국 금융개혁연구원의 류셩쥔(劉勝軍) 원장은 이 행장이 금융지식이 박식하다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면서도 관리 능력은 아직 검증을 받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능력을) 검증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행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맥쿼리 증권의 래리 후 중국 이코노미스트는 인민은행은 다른 중앙은행과 달리 독립성이 부족하다며 앞으로 이 행장이 많은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인민은행이 통화정책을 만드는 일보다 조언하거나 혹은 실행하는 일을 하게 될 것"이라며 이는 쉬운 일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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