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시장 "기대 반·걱정 반"



(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한국거래소가 오는 26일부터 국채전문유통시장에서 위탁과 신탁 거래를 실시한다.

기존에는 연기금이나 보험사, 운용사 등 기관이 고유계정을 보유한 증권사와 은행을 통해 장내 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었지만, 다음 주부터는 위탁이나 신탁을 통해 직접 거래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

20일 한국거래소는 위탁·신탁 거래를 위한 시스템 테스트를 진행 중이라며 오는 24일에는 국고채전문딜러(PD) 등이 참여해 실제 주문을 낼 수 있도록 시험해 볼 예정이라고 전했다.

거래 가능한 채권은 110여 종목이다. 주식과 같이 경쟁 매매가 가능한 종목은 국고채 지표물 6종목(3년·5년·10년·20년·30년·물가채)과 스트립채권 3종목(3개월 미만·3개월 이상 6개월 미만·6개월 이상)이고, 그 외 국고채 경과물과 통안증권, 예금기금증권 등은 협의매매를 통해 시스템상에서 거래가 가능하다.

거래소는 지난 2002년부터 해당 사업을 검토해왔지만, 시스템상의 이유 등으로 작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했다.

지난 1월 말 2월 초 설명회를 개최하고 개별 기관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벌이며 동참을 유도하고 있다.

류인욱 한국거래소 채권시장부장은 "장내거래를 활성화한다는 목적도 있지만, 그것보다는 연기금이나 보험, 운용사 등 일부 국채 수요기관에서 호가를 보고 적정가격에 물건을 사고팔고 싶다는 요구가 있었다"며 "정부 입장에서는 수시로 발행하는 국고채를 소화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 일부 우려에 대해 알고 있지만, 채권 영업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오히려 선택권이 넓어지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증권사에서 신탁을 담당하는 곳이 세 군데 정도 신청했고, 1곳은 테스트 중이고 2곳은 테스트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류 부장은 "운용사들은 내부 컴플라이언스 문제 등 리스크에 대한 검토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며 "다음 주 실시 후 점차 외부 기관들과 연계 문제 등 시스템을 보완해나갈 계획이다"고 전했다.

새롭게 거래에 참여할 수 있게 된 운용사 등 기관들은 매매의 효율성이 높아질 수 있다며 기대를 드러냈지만, 증권사를 통해 내던 장내 주문이 직접 주문으로 넘어가면서 결국 채권 영업환경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위탁·신탁 거래가 실시되면 기존보다 빠르게 매매를 할 수 있어 좋을 것 같다"며 "중개인을 통하다 보면 아무래도 시간이 걸리는데, 가격이 이미 움직이고 나서 주문을 낼 때가 많아 잘 체결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직접 주문을 내면 바로 체결되니, 거래량도 더 늘어날 것 같다"며 "이를 계기로 국채 비지표물이나 일반채권 등을 장내거래로 활성화 시키려고 할 것이다"고 전했다.

sskang@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