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한 금통위원은 1월 물가상승률 둔화로 올해 물가상승률 및 근원물가 흐름이 지난 1월 전망경로에 못 미칠 하방 위험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한국은행이 20일 발표한 '2018년 4차(2월 27일) 금통위 의사록'에서 A 금통위원은 "기조적 물가 하락 추세를 반전시킬 수 있을 정도로 경기회복이 견고해질 때까지 현재 기준금리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 금통위원, 낮아진 물가상승압력 공감대

금통위원은 대체로 물가상승압력이 당초 한은이 전망한 수준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A 위원은 "우리 경제의 근원물가 상승률은 지난 2년여 동안 1%대 초반까지 지속해서 하락하고 있어, 선진국 추세와 다른 모습을 보인다"며 "내수가 선진국처럼 충분히 회복하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경기 여건을 고려할 때 올해 하반기에 물가상승률이 2% 목표 수준에 근접할 것이라는 전망도 다소 불안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B 위원은 올해 물가 흐름이 1월 전망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며, 근원물가 오름세가 완만하게 높아지겠지만, 반등 모멘텀은 강하지 않으리라고 예상했다.

반면 C 위원은 "기조적 물가 흐름은 1분기 바닥을 형성한 후 다시 상승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향후 물가는 글로벌 물가가 상승할 경우 공업제품 가격이 오르면서 목표치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농·축·수산물과 에너지 가격은 지난해 4분기부터 OECD 국가 평균보다 빠르게 하락했지만, 그 외에는 평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외적 요인을 제외한 근원물가 추세는 약화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D 위원도 "지난 1월 물가상승률 둔화가 농·축·수산물 가격의 기저효과, 도시가스 요금 인하 등 경기 외적 요인에 기인했다"며 "물가상승률이 경기회복과 함께 시차를 두고 점차 목표 수준으로 접근해 갈 것이다"고 전망했다.

E 위원은 물가상승 압력이 아직 현재화될 조짐을 보이지 않다고 진단했다. 그는 "1월 물가상승률 둔화는 예상됐지만, 둔화 폭이 예상보다는 다소 크다"고 말했다.

F 위원도 물가의 하방 위험을 언급했다. 그는 "1월 소비자물가가 1% 상승에 머무르고, 근원인플레이션율도 1%대 초반으로 하락하는 등 하방 위험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며 "상반기 중 물가 상승률이 1.5%에 이를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 통화정책 방향에 대한 엇갈린 의견들

일부 금통위원은 현재 기준금리 수준에 대해 다른 의견을 내놓았다.

A 위원은 물가상승률 하락이 실질금리를 상승시키면서 현재 실질 기준금리가 플러스 구간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현재 1.50%로 유지되고 있는 기준금리가 실질적으로 어느 정도 완화적인 수준인지에 대해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반면 D 위원은 통화 완화 정도의 추가 조정이 이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리 경제 성장과 물가 흐름이 잠재성장률에 부합하고, 미 연준 정책금리 인상 등 통화정책 정상화 기대가 강화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C 위원은 "글로벌 경기 개선이 이어질 경우, 우리 성장도 혜택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며 "중립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어 현재 정책금리 수준을 그대로 유지하더라도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가 확대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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