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곽세연 기자 =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자산운용사에 맡기는 위탁운용 비중을 줄여나가고 있다.

패시브 투자 확대에 따라 내부에서 패시브로 직접 운용하는 비중을 늘리고, 위탁운용으로 지급되는 수수료를 줄여 수익률을 제고하기 위해서다.

21일 국민연금에 따르면 기금운용위원회는 지난해 해외주식 위탁운용 목표 범위를 65∼85%에서 55∼75%로, 10%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해외주식 투자 초기인 2002년만 해도 국민연금은 100% 위탁운용을 했다. 2011년 89.1%에서 2016년 말에는 67.1%로 낮아졌고, 지난해 10월 기준으로는 65.8%로 떨어졌다.

국내주식도 2016년 말 46.5%에서 지난해 10월 45.3%로 위탁운용 비중이 작아졌고, 국내와 해외채권 역시 15.5%에서 15.4%로 떨어졌다. 대체투자만 소폭 증가했을 뿐이다.

국민연금은 직접운용과 위탁운용을 병행해 기금운용을 하고 있다.

직접운용은 시장수익률을 추종하는 패시브 운용을, 위탁운용은 시장평균수익률을 초과해 좀 더 수익성 위주로 가는 액티브 운용을 하고 있다.

운용사의 전문성을 활용해 수익률을 제고하고 투자의사 결정을 분산해 시장영향을 완화하기 위해 위탁운용을 하고 있는데, 패시브 투자가 늘어나고 늘어나는 운용 규모만큼 위탁운용 수수료도 증가하자 이를 줄이고 있는 것이다.

자산군별 위탁운용 목표 범위는 국내주식의 경우 45~65%로, 직접과 위탁이 거의 반반이다. 해외주식은 현지 정보 등에 밝아야 해 상대적으로 위탁 비중이 높았다.

국내채권은 직접운용이 대부분이고. 위탁운용 범위는 10∼14%로 낮다. 국민연금은 채권 70%를 만기시까지 보유하는 정책이어서 직접운용 비율이 높을 수밖에 없다.

해외채권이 50~70%, 대체투자가 65~95%의 위탁운용 목표 범위를 가지고 있다.

국민연금은 해외주식 역시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패시브 운용을 강화했다. 여기에는 해외주식 위탁운용 수수료율이 높은 점도 고려됐다. 국내주식 위탁운용 수수료율은 약 0.21%인데, 해외주식은 0.38%다.

또 해외 위탁운용사를 선정, 관리하는데 해당 국가마다 규정이 달라 시간이 오래 걸리고 투자 타이밍을 놓치는 경우도 있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런던, 뉴욕, 싱가포르 등 해외지사 인력을 확대해 운용역량을 키우고 있다. 올해에도 해외지사 인력을 확대할 예정이다.

국민연금이 위탁운용 비중을 줄인다고 해도 600조 원을 돌파하는 등 국민연금기금 규모 자체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위탁운용 금액은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해외주식을 해외 운용사에만 위탁하는 것에서 벗어나 국내 운용사에 맡기는 부분을 검토하고 있다. 또 해외주식에 이어 위탁운용 목표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해외채권도 직접운용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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