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홍경표 기자 = 국민연금기금 규모가 향후 2천50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보험료와 연금지급 재정상태 고려 등 자산부채종합관리(ALM: Asset and Liability Management) 차원의 운용은 여전히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 기금평가 비교 대상 중 하나인 미국 캘리포니아 공무원연금(캘퍼스·CalPERS)은 ALM을 고려한 자산 배분을 시스템적으로 활용하고 있어, 국민연금이 이를 벤치 마크할 필요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ALM 분석을 기금운용의 참고 자료로 쓸 뿐 자산 배분에 직접 활용하지는 않고 있다.

ALM은 연기금과 보험사, 은행 등의 기관투자자가 기금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자산뿐만 아니라 미래에 지급해야 할 부채까지 통합 관리하는 방법이다.

국민연금은 2013년 제3차 재정 추계 당시 국민연금기금이 2060년 고갈될 것으로 전망했지만, 저출산과 고령화, 저성장 기조에 이보다 더 앞당겨질 수 있다.

또 국민의 노후자금을 지급하는 국민연금의 부채 듀레이션은 고령화에 날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현재 국민연금의 부채 듀레이션은 약 30년이지만 자산 듀레이션은 5년이 채 안 되기 때문에 자산운용 불균형 상태가 심각하다.

국민연금은 시뮬레이션 기반 ALM 시스템인 'ALMOND'를 독자 개발했지만, 여전히 운용 보조 자료로만 활용하고 있다.

반면 캘퍼스는 자산 배분과 벤치마크(BM), 포트폴리오 투자 허용 범위 모두 정기적인 ALM 검토 결과를 기반으로 결정한다.

캘퍼스는 관리이사회가 채택한 ALM 정책서를 바탕으로 ALM 프레임워크를 설정한다. 또 보험계리 가정과 보험료율, 할인율, 정책 포트폴리오, 자본시장 가정 등을 반영해 4년마다 'ALM 사이클'을 조직한다.

ALM 자문위원회는 주기적으로 회의를 열어 ALM 관련 이슈를 검토하고, 자산과 보험금지출, 보험료율 등 부채 부문까지 총체적으로 고려한 ALM을 바탕으로 포트폴리오 후보군을 정한다.

캘퍼스는 지난해 각 포트폴리오 후보별로 30년 뒤 적립상태가 50% 혹은 60% 이하로 내려갈 확률, 보험료율이 특정 값 이상이 될 확률 및 급격히 상승할 확률 등을 ALM 모델을 이용해 비교하기도 했다.

국민연금은 주로 자산 투자 중심의 중기 자산배분 계획을 세운다. 캘퍼스의 ALM 프로세스와 같이 보험계리 결과와 부채 분석 등을 기반으로 전략적 자산 배분을 수행하는 것은 아니다.

김민정 국민연금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올해 수행될 제4차 국민연금 재정계산을 통해 장기 재정목표가 설정되는 등 ALM 도입을 위한 환경이 갖춰진다면, 캘퍼스와 유사한 ALM 기반의 전략적 자산배분 체계 적용이 가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kph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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