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본격적인 금리 인상기에 접어들면서 보험사들이 평가손실을 피하고자 만기보유금융자산을 늘리고 있다.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동양생명의 작년 말 만기보유금융자산 규모는 9조6천419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2.9% 증가했다.

작년 10월 2조6천억 원 규모의 국고채를 만기보유자산으로 재분류한 영향을 받았다.

미래에셋생명의 지난해 만기보유금융자산도 7조6천881억 원으로 17.7% 늘었다.

취득원가를 기준으로 평가하는 만기보유채권과 달리 매도가능채권은 분기별 시장가치로 평가해 평가손익이 재무제표에 반영된다.

이에 매도가능채권의 비중이 클수록 저금리에는 평가이익을 얻을 수 있지만, 금리 인상 시에는 평가손실이 불가피하다. 채권평가손실은 자본 감소로 이어져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비율이 하락하게 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시장금리가 1.0%포인트 오르면 보험사의 RBC비율은 88.2%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작년 초에는 한화생명이 58조 원에 달하는 매도가능증권 가운데 절반 이상인 약 30조 원을 만기보유증권으로 재분류한 바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올해 들어서도 이어져 ING생명과 한화손해보험도 채권의 회계상 재분류 작업을 최근 마무리 지었다. ING생명이 10조 원 규모의 보유 채권을, 한화손보가 2조2천억 원가량을 만기보유자산으로 재분류했다.

그동안 저금리 기조 속에서 보험사들은 채권평가이익을 보려고 매도가능채권 비중을 늘려 2013년 말 68.6%에서 2016년 말 72.1%로 증가했다.

금융당국은 보험사가 금융자산 계정 재분류를 한번 바꾸면 3년간 변경할 수 없도록 제한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리 인상에 본격적으로 접어들면서 보험사들이 매도가능금융자산을 만기보유금융자산으로 재분류하고 있다"며 "한국과 미국의 금리역전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3년간의 재분류 제한 기간이 끝난 보험사들이 갈아타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yg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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