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오는 7월부터 인천과 세종 등 올해 계약이 만료되는 지방자치단체 금고지기를 두고 은행권 혈투가 시작된다.

이미 서울시금고를 둘러싼 경쟁이 시작된 만큼 은행들은 벌써 지역별 맞춤형 전략을 짜기 위한 물밑 경쟁이 치열한 모습이다.

하반기 금고 은행 입찰에서 가장 이목이 쏠리는 곳은 인천시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인천시는 7월 말 차기 시금고 선정을 위한 입찰을 공고하고 늦어도 9월까지 시금고를 확정할 예정이다.

이번에 선정되는 인천시금고는 8조 원 넘는 예산을 2019년부터 2022년까지 4년간 담당한다.

현재 1 금고는 신한은행, 2 금고는 농협은행이다.

신한은행은 연초 경영전략 회의에서도 올해 인천시금고를 반드시 사수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내 왔다.

하지만 인천시를 노리는 경쟁도 만만찮다.

지난 2014년 실시한 입찰에는 신한은행을 비롯해 KEB하나ㆍ국민ㆍ농협ㆍ우리은행 은행이 모두 1 금고에 지원한 바 있다.

1 금고인 신한은행은 현재 인천시 내 8개 구금고 모두를 관리하고 있다. 은행들이 1 금고 지원에 몰리는 이유다.

경기도에서는 수원ㆍ의정부ㆍ오산ㆍ이천ㆍ양주ㆍ의왕ㆍ하남시와 양평ㆍ가평군 금고 은행 계약도 올해 연말로 종료된다.

기업은행이 담당하는 수원시를 제외하곤 모두 농협은행이 일반회계와 특별회계, 기금을 관리하는 금고 은행이다.

농협은행은 지방을 중심으로 지자체 금고 은행 사업에서 전통적인 강자로 군림해왔다. 지난해에도 강원도와 대전시, 충청북도, 전라남도에서 금고 은행 지위를 사수했다. 시중은행 간 경쟁이 치열해지는 만큼 이를 지키려는 농협은행의 의지도 어느 때보다 강하다.

그밖에 1조 원 넘는 예산을 관리하는 세종시도 올해 금고 은행 계약이 종료된다.

현재 1 금고는 농협은행, 2 금고는 KEB하나은행이다.

예산 규모는 다른 지자체에 비해 크지 않지만, 지역 특성상 대다수 공무원 등 우량 고객이 많아 세종시 진입을 노리는 시중은행이 많다.

예산 4조 원 규모의 제주도도 연말 금고 은행 계약이 만료된다. 현재 1 금고는 농협은행, 2 금고는 제주은행이다.

다만 제주도의 경우 농협은행이 10년 이상 1 금고를 유지해온 데다, 지방 대표은행인 제주은행의 존재감을 무시할 수 없어 올해도 이들 은행이 금고지기 지위를 사수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올해 6월 13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자체 대다수가 금고 일정을 하반기부터 본격화할 계획임에도 은행들은 전략 짜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이미 기관영업 담당 임원들이 수시로 지자체 행사에 얼굴을 비추는가 하면 해당 지역구 의원을 만나기 위한 물밑 작업도 치열하다.

한 시중은행 기관영업 담당 임원은 "지방선거 이후 일정이 구체화하겠지만 그 전에 얼마만큼의 준비를 해 두느냐가 입찰 성공의 관건"이라며 "서울시 2 금고를 시작으로 인천과 세종 등은 모든 시중은행이 금고지기가 되고 싶어 하는 곳이라 경쟁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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