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한미 금리 역전 가능성이 현실화할 것으로 보이면서 외환(FX) 스와프포인트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21일 서울환시에 따르면 전일 외화자금시장에서 1년 만기 FX 스와프포인트는 전일보다 0.60원 하락한 마이너스(-) 12.20원, 6개월물은 전일보다 0.40원 하락한 -6.1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3개월물은 전일보다 0.30원 내린 -3.10원, 1개월물은 전일보다 0.15원 내린 -1.25원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의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에서 금리 인상이 기정사실화 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스와프포인트의 낙폭도 가파르다.

◇스와프포인트 낙폭 확대…10여 년 전 회귀

스와프포인트는 대부분의 구간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수준으로 내려서고 있다.

1년물의 경우 2009년 6월 26일 기록한 -13.00원 이후 거의 9년 만에 최저치를 보였고, 6개월물의 경우 2009년 7월 15일 -6.50원 이후 최저치다. 3개월물도 2009년 7월 말 수준이다.

1개월물은 5거래일 연속 하락하면서 지난해 1월 20일 이후 1년 2개월 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2005년 이후 1년 만기 FX 스와프포인트 추이 *자료: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2132)>

이번 FOMC에서 예상대로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경우 10년 7개월 만에 미국 정책 금리가 한국 금리보다 높아지게 된다.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지난 2004년부터 2006년까지 한미 금리가 역전됐을 당시를 회상하면서 스와프포인트 하락세도 장기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연준은 2004년 6월부터 2006년 6월까지 17차례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연 5.25%로 끌어올린 바 있다. 반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005년 10월부터 금리 인상을 시작했다.

현재 미국의 통화정책 정상화에 따른 금리 인상 속에서도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전망은 매우 제한적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인사청문회 서면답변서에서 "1월 경제전망 이후 전망 경로에 영향을 미칠만한 국내외 여건 변화가 적지

않다"며 "4월에 경제전망 경로의 변화 여부를 다시 짚어보면서 신중히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금리 인상에 대해 신중함을 드러낸 셈이다.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한미 금리 역전폭 확대 전망과 함께 ▲에셋스와프 물량 집중 ▲외환 당국의 정책성 비드 제한 ▲달러 단기 자금 차입 확대 등을 꼽으며 스와프포인트의 하락세가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봤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스와프포인트 수급과 심리상 반등 모멘텀을 찾기 어렵다"며 "이주열 총재의 청문회 서면답변서를 보면 금리 인상에 대해 매우 비둘기파적인 스탠스임을 알 수 있는데 연말까지 미국은 최소 세 차례 인상을 할 텐데 한미 금리 역전폭은 더욱 확대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달러 자금 차입 수요 늘어…弱달러 헤지용

금리차에 더해 수급 상황도 스와프포인트 하락을 거드는 모양새다.

연준의 금리 인상을 앞두고 에셋스와프 물량이 쏟아진 가운데 전반적인 외화자금사정이 경색되면서 달러 단기 자금 차입 수요는 늘어나고 있다.

특히 글로벌 달러 약세를 전망하는 시장 참가자들의 경우 헤지 비용 증가를 우려해 달러 자금을 차입해 달러 숏포지션을 쌓으려는 수요가 많아지고 있다.

달러 자금 유동성 부족에 따른 스와프포인트 하락과 달러 약세가 동시에 나타나는 특이한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한미 금리 역전폭이 얼마나 심화될지에 따라 스와프포인트 하단이 60~70% 결정된다"면서도 "여기에 전반적인 수급상으로도 미국 단기 금리 시장 쪽에서 달러 조달 수요가 굉장히 많은데 달러 강세 때문에 차입하는 것이 아니라 달러 약세를 헤지하기 위한 차입인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최근 은행간 자금시장의 유동성 및 신용위험 수준을 나타내는 달러 리보(Libor)-OIS(overnight index swap) 스프레드는 크게 확대돼 외국계은행을 중심으로 악화된 역외 달러화 조달 여건을 반영하고 있다.

지난주 3개월물 리보와 OIS의 스프레드는 50bp를 넘어섰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이 스프레드는 25bp 수준이었으나 두 배로 확대된 수치다.

국금센터에 따르면 올해 단기증권(T-Bills) 순발행액은 지난해 대비 2배 이상 확대된 3천300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또 올해 연준 보유국채와 MBS 상환액은 3천800억 달러에 이르고, 재무부의 연준 예치 현금(TGA)도 약 3천500억 달러로 증가해 민간의 초과지준이 크게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

권도현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리보-OIS 스프레드 확대는 단기 국채 공급 확대, 연준 지준 감소, 해외유보이익 본국 송금 등에 따른 달러화 유동성 축소에 기인한다"며 "이는 단기자금시장에서 달러 유동성 축소를 반영하는 것으로 향후 미국 외 은행권을 중심으로 외화자금사정이 경색되고 장단기 금리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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