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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장원 칼럼> `워라밸' 열풍을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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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인 2018.03.21  09: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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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연합인포맥스) 워라밸 열풍이 우리 사회를 휩쓸고 있다. 워라밸은 일과 삶의 균형을 뜻하는 '워크 앤드 밸런스(work and balance)'를 젊은 세대들이 흔히 쓰는 줄임말로 만든 것이다.

    요즘 취업준비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일자리는 워라밸이 잘 갖춰진 곳이다. 어느 때보다 취업이 어려운 시기지만, 이 조건이 부합하지 않으면 취준생들이 선뜻 입사 결정을 내리지 않는 경향이 많다고 한다.

    높은 연봉을 받지 못하더라도 자기만의 여가시간을 가질 수 있는 곳을 최고의 직장으로 여기는 이들에게 직장과 자신을 일치시켜 승진과 성공을 목표로 삼는 과거 선배세대들의 가치관은 꼰대라는 비판을 받기 일쑤다. 오히려 젊은 세대들의 가치관에 영향받아 기성세대들의 생각이 빠르게 변화하는 모습이 감지된다.

    맞벌이 부부가 늘어나면서 일과 가정의 양립을 중시하는 남성들이 덩달아 증가하고 있고, 저녁이 있는 삶에 높은 가치를 매기는 사회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성공의 기준도 기성세대와 젊은 세대는 다른 것 같다. 근면과 성실로 무장해 언제나 1등만을 목표로 질주하던 기성세대와 달리 젊은 세대는 효율적으로 일하길 원하며 꼭 1등만 중요한 건 아니고 배움과 발전, 성장의 과정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을 지니고 있다. 이런 변화된 분위기 속에 야근과 주말근무에 대한 거부감이 커지고 있고, 근무시간 외에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내려온 업무 지시에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직원들도 늘어난 게 사실이다. 우리 기업들도 이러한 사회기류의 변화를 깨닫고 워라밸에 초점을 맞춘 제도를 도입하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일과 삶의 균형을 평가하는 지표로 볼 때 우리나라는 35개국 중 꼴찌에서 네 번째다. 우리나라보다 못한 나라는 터키, 멕시코, 이스라엘이고, 상위권에는 네덜란드, 덴마크 등 유럽국가들이 포진해 있다. 이 지표에서 중점적으로 보는 것은 장시간 근무하는 노동자의 비율과 여가 활용에 들이는 시간이다. 이 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근로자들은 필요 이상으로 오래 일하고, 자기 시간을 가지지 못하는 불행한 직장인들인 셈이다.

    이제 바뀔 때가 된 것이 맞다. 게다가 워라밸은 업무성과에도 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도 많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주 5일 근무제가 도입된 이후 제조업체의 노동생산성은 연평균 1% 이상 늘었다. 근무시간이 줄면 노동생산성이 늘어난다는 분석이다. 여가가 늘면 소비도 자연히 늘어나므로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최근 주당 최대 노동시간을 52시간으로 단축하는 내용의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됐다. 일과 삶이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될 여건이 마련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변화된 시대 흐름에 맞게 모든 게 바뀔 것으로 보인다. 사회, 경제, 문화 등 모든 면에서 달라진 환경이 만들어질 것인데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근면과 성실을 중심으로 한 80년대 모델은 막을 내리고 효율적으로 일하면서도 성과를 낼 수 있는 스마트한 체제가 열릴 수 있을까. 줄어든 근로시간만큼 기업은 더 많은 사람에게 일자리의 혜택을 줄 것인가. 야근이 없어진 대신 직원들은 근무시간 내에 초집중해서 성과물을 만들어낼 것인가. 줄어든 임금에 대한 불만은 없을까. 답은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가는 우리 자신에게 있다. (산업증권부장)

    jang73@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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