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미국의 기준금리 결정과 글로벌 통상마찰로 국내외 주식시장이 불확실성에 휩싸여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올해 금리 인상 횟수를 4회로 올릴 경우 국내외 증시가 단기적인 충격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유럽연합(EU) 정상회담에서는 미국의 보호무역에 대한 유럽 정치권의 불만이 표출될 경우 통상마찰이 커지며 역시 국내외 증시가 악영향을 받을 것으로 점쳐졌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현지시간) 미국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열고 금리를 결정한다.

전문가들은 연준이 이번 FOMC에서 기준금리를 종전 1.25∼1.50%에서 25bp(0.25%) 올린 1.50∼1.75%로 결정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금융시장 참가자들이 주목하는 것은 점도표 조정 여부다. 연준이 점도표를 조정할 경우 올해 금리 인상 횟수는 3회에서 4회로 상향 조정된다.

최근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올해를 포함해 내년과 내후년의 인상 횟수까지 상향 조정될 수 있다는 매파적 시나리오에 일부 무게를 싣고 있다. 전문가들은 매파적 시나리오의 확률이 높지는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 물가 수준이 점도표를 변화시킬 정도로 높지는 않다"며 "연준이 이달보다는 2~3분기에 점도표를 상향 조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 연구원은 "금융시장 경계 지표도 여전히 높아 연준이 금리 인상을 가속하기 어려운 상황이다"고 말했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증시에 가장 우호적인 결과는 연준이 장기 금리 목표치의 상단을 3% 부근으로 유지하고 올해 3회 금리 인상을 발표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4회 금리 인상 발표라는 매파적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면 증시에 충격이 있을 수 있다. 다만 이 경우도 일시적 충격에 그칠 확률이 높은 것으로 전망됐다.

연준의 긴축 드라이브 강화는 경제여건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이며, 금리 인상 사이클에 경기 모멘텀이 유지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 하반기를 기점으로 시장의 상승 동력은 중앙은행이 공급하는 유동성에 기인한 것이 아닌 실물경제의 회복을 더욱 강하게 반영하고 있다"며 "최근 증시 방향 역시 인플레이션의 상승 흐름과 궤를 함께하는 것이 관찰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3월 FOMC 이후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면 섣부른 매도보다는 보유 관점이 합당하고 추가적인 포지션 확대 계기로 삼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라며 "연준의 긴축 신호는 경기 여건의 개선과 동반된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통상마찰 확대 역시 주목해야 할 이벤트다. 오는 22~23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EU 정상회담에서는 미국의 보호무역 움직임에 대한 유럽 정치권의 성토가 나올 전망이다.

지난 19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G20 회의에 참석한 각국 경제수장이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관세부과 등 보호무역 기조를 일제히 성토했다. EU는 이에 앞선 지난 9일 미국의 보호무역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약 28억유로 상당의 미국산 수입품에 대해 90일 이내에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소재용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EU 정상회담에서 미국의 보호무역에 대한 유럽 정치권의 구체적인 의견이 나올 것"이라며 "미국에서 출발한 무역전쟁의 부담에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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