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한용 기자 = 1974년 김성환 전 한국은행 총재 이후 44년 만에 통화정책 수장이 연임될지를 가리는 이주열 총재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개회했다.

국회 기획재정위 소속 여야 의원들은 21일 오전 10시 7분부터 국회 본청 기재위 회의실에서 이주열 후보자를 대상으로 중앙은행 수장으로서의 자질을 재검증하는 절차에 들어갔다.

의원들은 전일까지 이주열 후보자에 대해 1천130여 건의 자료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정책 관련 질의는 970여 건으로 신상 관련 질의 160건을 압도했다. 요구자료가 694건에 달했던 4년 전 청문회 때보다는 436건 늘었다.

이주열 총재는 청문회 개회 직후 공직 후보자 선서를 하고, 모두발언을 통해 "한은 총재로 연임 지명된 것은 중앙은행의 중립성과 통화정책의 안정성을 확고히 하기 위한 것으로 안다. 엄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주열 총재는 이에 앞서 이날 오전 10시 35분께 국회에 도착한 후 기재위 수석전문위원실에 잠시 머물기 위해 이동했다.

이 과정에서 '청문회 준비는 많이 하셨나, 정책 청문회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는 기자의 질문에 다소 굳은 얼굴로 "알고 있는 대로 대답해야죠"라고 짤막하게 답했다.

한은 청문회 태스크포스(TF) 소속 직원들은 이날 아침 한은으로 출근한 후 버스를 이용해 함께 이동, 오전 9시 25분께 국회에 도착했다.

TF는 총지휘는 임형준 부총재보가 맡았고, 정책 담당 주요 팀장들을 배치해 청문회 준비 작업을 진행했다.

한은 관계자는 "TF 소속 직원과 주요 보직 국장을 포함해 20명이 안 되는 인력이 이날 국회에 나왔다"며 "업무보고나 국정감사는 기관 차원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는 것이지만, 청문회는 총재 개인 차원의 일인 만큼 국회 백업 인력을 최소화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TF는 정책 관련 질의에 대한 답변을 준비하는 데 집중했다"며 "(두 번째 청문회인 만큼) 총재 신상 문제는 TF가 아닌 인사 관련 부서에서 준비 작업을 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이달 2일 현 총재인 이주열 후보자를 한은의 차기 총재로 재임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앞서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요청안에서 "한은 총재 후보로 현 총재를 지명한 것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경제안정을 위해 통화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고, 나아가 한은의 중립성과 자율성을 존중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h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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