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이종혁 특파원 = 미 국채 가격은 올해 기준금리 인상횟수 전망치는 유지됐지만, 내년이 상향 조정되면서 혼조세를 보였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21일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2bp 높은 2.901%에서 거래됐다. 지난달 27일 이후 최고치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2.5bp 내린 2.312%에서 움직였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1.3bp 상승한 3.126%에서 거래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국채가는 개장 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2일 차 속에서 전일의 내림세를 이어갔다.

시장은 이날 오후 2시에 나오는 FOMC 성명과 30분 뒤에 열리는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기자회견을 주목했다.

FOMC는 이날 기준금리를 25bp 인상할 것으로 예상됐다.

관건은 연준 위원의 금리 인상 전망을 보여주는 점도표 상향과 경제 전망치 수정 여부, 파월 의장의 경기 낙관론 강도 등으로 꼽혔다.

지난해 말 FOMC는 올해 세 차례 금리 인상을 예고했지만, 새해 들어 네 차례 인상 가능성이 제기됐다. 세제개편과 향후 2년간 3천억 달러 규모의 재정 지출 확대가 올해 성장과 물가 상승을 가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 발표된 물가 지표는 이런 징후가 뚜렷하지 않았다.

스탠더드뱅크의 스티븐 배로우 외환 및 채권 전략가는 "점도표가 올해 네 차례 기준금리 인상으로 상향 조정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그러나 오늘 FOMC에서 이것이 발생할 것으로 보지 않고, 6월 FOMC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배로우는 "오늘 점도표가 세 차례 금리 인상에 머무를 것이라는 전망이 맞는다면 시장은 이날 25bp 인상을 비둘기 성향으로 볼 것"이라며 "이는 국채수익률과 달러에는 압력을 끼치겠지만, 증시에는 아니다"고 강조했다.

SEI 인베스트먼트의 션 심코 헤드는 "파월과 FOMC는 진짜 잘 정의된 선을 따라 걸을 필요가 있다"며 "우리는 예상된 한 번의 금리 인상은 문제없을 것이라는 점을 알지만, FOMC가 추가 금리 인상 그림을 그리려고 시도한다면 시장이 흔들리는 것을 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애버딘 스탠다드 인베스트먼트의 제임스 애시는 "비둘기 성향이 강한 시카고와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는 올해 FOMC에서 투표권이 없다"며 "현재 FOMC 위원들은 덜 학구적이고 더 큰 그림을 보는 것처럼 보인다"고 설명했다.

애시는 최근 가치 있는 지표들을 보면 성장 전망이 더 높아지고, 물가 전망이 커져야 한다며 그래서 점도표도 올라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지난해 4분기(2017년 10~12월) 경상수지 적자가 무역적자 확대 등으로 시장 예상을 웃돌았다.

미 상무부는 4분기 경상수지 적자가 1천281억6천만 달러로 전 분기보다 26% 늘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는 1천250억 달러다.

상무부는 무역수지와 이전소득수지 적자가 늘어난 데다 본원 소득수지 흑자가 줄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4분기 경상수지 적자 규모가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6%로 3분기의 2.1%보다 늘었다. 2분기에도 2.6%였다.

미국의 지난 2월 기존주택판매가 재고 부족과 가격 및 금리 상승 등의 역풍에도 시장 예상을 웃도는 수준으로 늘었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2월 기존 주택판매(계절조정치)가 전월 대비 3.0% 늘어난 554만 채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시장 전망치는 540만 채였다.

NAR의 로렌서 윤 수석 경제학자는 주택수요가 여전히 매우 강하다며 다만 담보대출 금리 상승은 일부 주택 소유자의 매도를 막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30년 만기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지난 1월 초의 3.95%에서 3월 초 4.43%까지 올랐다.

2월 기존 주택 중간 판매가격은 전년 대비 5.9% 상승한 24만1천700 달러를 나타냈다. 주택가격 상승세는 5년째다. 중간 판매가격은 물가가 반영되지 않는다.

2월 기존 주택재고는 일 년 전의 3.8개월 치에서 3.4개월 치로 낮아졌다.

르네상스 매크로 리서치는 지난 1년간 투매는 42.2% 줄어든 반면 전통적인 판매가 4.4% 늘었다며 이는 재고 부족을 일으킨다고 설명했다.

젠워스 모기지 인슈어런스는 올해 초 주택담보대출 신청은 건강한 봄철 성수기를 예고한다며 하지만 잠재적 매수자들의 강한 수요는 판매 증가 보다는 높은 가격 상승의 결과일 것 같다고 지적했다.

국채가는 오후 들어 FOMC 성명 발표 직후 낙폭을 확대했다가 곧 낙폭을 줄이는 등 요동쳤다.

연준은 FOMC 회의 후 기준금리를 1.50~1.75%로 25bp 인상했다.

연준은 경기를 낙관하면서도 올해 기준금리 인상횟수는 올리지 않는 등 다양한

해석을 가능케 하는 정책 포석을 보였다.

연준은 올해 기준금리 인상횟수 전망을 3차례로 유지했지만, 내년은 이전보다 한 차례 많은 3차례로 높였다.

연준은 또 올해 경제 성장률이 기존 예상치인 2.5%보다 높은 2.7%를 보이고, 내

년에도 2.1%보다 높은 2.4%를 나타낼 것으로 내다봤다. 또 올해 실업률이 지난해 12

월에 내놨던 3.9%보다 낮은 3.8%일 것으로 전망했다.

연준은 하지만 물가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올해와 내년 1.9%와 2.0%인 종전 전망치를 유지했다.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점진적인 금리 인상이 연준의 목표"라며 "물가 상승이 가속한다고 할만한 지표가 없다"고 말했다.

파월은 또 일부 주식 종목, 일부 지역의 상업용 부동산을 포함한 일부 자산 가격이 역대 기준보다 높지만, 주택시장은 아니라며 이점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울러 경기 침체 가능성이 지금 크지 않다며 기자회견 횟수를 늘리는 것을 검토한다고 덧붙였다.

알리안츠 자산운용의 찰리 리플리 선임 투자 전략가는 "FOMC는 대부분 시장 참가자가 예상한 것보다 살짝 비둘기 성향이었다"며 "한 차례 금리 인상은 확실했지만 2018년의 점도표 유지는 매파성향을 바랐던 투자자들을 실망하게 한 결과였다"고 평가했다.

FTSE러셀의 알렉 영 상무이사는 "세제개편에 따른 재정 부양과 물가 상승, 세계 경제 동반 성장 등에 힘입어, 연준이 빨리 긴축에 나서는 정책 실수를 할까 걱정했다"며 "우려했던 것보다 연준의 경제 전망은 덜 공격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증시가 경제 성장 지속에도 점진적 금리 인상으로 안심하면서 안도

랠리를 펼치고 있다"면서 "전반적으로 투자자들은 연준이 경제 확장에 대해 자신감을 유지한다는 점에 안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제프리스의 워드 매카시 수석 경제학자는 재정정책 확대 때문에 경제 지표가 개선될 것이라며 FOMC는 다소 빠르게 정책 정상화를 바란다고 진단했다.

매카시는 하지만 그들은 경기 하강 위험을 높일 정도로 공격적으로 비치는 것도 원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BMO 글로벌 자산운용의 자넬 우드워드 헤드는 "FOMC는 통화정책에 의미 있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말한다"며 "이는 기준금리 상승을 보장한다"고 지적했다.

우드워드는 하지만 파월 의장은 균형을 위해 중립적인 자세를 보인다며 이 점이 우리가 오늘 네 차례가 아닌 세 차례 인상을 본 이유라고 덧붙였다.

전략가들은 다음날 미 행정부가 중국 수출품에 대해서 징계성으로 최소 300억 달러의 수입 관세를 부과할 계획인 것도 주목했다.

미국 주재 홍콩 경제무역대표부는 관세 부과는 중국이 보복하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냇웨스트 마켓츠의 브라이언 다잉거필드 전략가는 "미국은 시장이 (무역전쟁 우려를) 가격 반영한 것보다 더 유연해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libert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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