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미국이 금리를 연 1.50~1.75%로 인상하면서 한국 기준금리와 금리 수준이 역전됐다.

지금은 25bp인 금리 역전폭은 미국이 금리인상을 가속화하면 점점 커질 수 밖에 없다.

국내 금융시장에서는 한미 금리역전폭 확대에 따른 외국인 자본유출이 가장 우려 요인으로 떠올랐지만 금융시장 일각에서는 오히려 자본유입 가능성을 점친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미국 금리인상을 확신하면서도 주식, 채권 매도세를 늘리지 않은 데다 자본유출이 금리차만으로 일어나지는 않는다는 확신 때문이다.

한은은 한미 금리역전에 따른 자본유출은 단기적으로는 걱정할 문제가 아니라고 봤다.

미국 금리인상에 자본유출 우려를 어느 정도 감내할 수 있는 수준도 100bp수준까지 열어뒀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전일 인사청문회에서 "미국이 연내 3~4회 금리를 인상할 경우 한미 금리 역전폭이 0.75~1.00%까지도 날 수 있다"며 "1.00%포인트면 상당한 차이라 그 차이를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을까 고민"이라고 말했다.

100bp(1%)이상의 금리 역전폭이 지속된다면 우리나라도 금리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의미다.

금리차 100bp면 한 차례 금리인상에 25bp씩 볼 때 연 4회 수준이다.

미국이 연 4회 미국 금리인상이 단행되기 전까지는 감내할 수 있는 수준으로 볼 수도 있는 셈이다.

이 역시 시장이 예상한 시나리오 수준이다.

금융시장 참가자들은 미국 금리인상 이슈가 기정사실화되면서 국내 금융시장의 자본유입 가능성도 열어뒀다.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기 직전까지도 외국인 이탈 조짐은 별로 없다고 시장 참가자들은 평가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시각으로 봤을 때 한국 주식, 채권시장이 매력도가 아직 크다는 판단이 우세하다.

시장 참가자들이 주목한 부분은 미국 금리인상 이후의 원화 강세 여부다.

미국 금리인상 이슈에 뒤따를 것으로 예상되는 보호무역주의 강화 이슈는 달러 약세를 유발해 원화 강세를 불러올 수 있다.

탄탄한 국내 펀더멘털 역시 원화 강세를 뒷받침한다.

경상수지 흑자가 이어지는 가운데 주식시장도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고, 기업실적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기업 배당 확대 정책으로 배당금 수익도 쏠쏠하다.

오는 5월에 열릴 북미 정상회담까지 지속적으로 남북 평화모드가 이어지면서 지정학적 리스크도 크게 누그러졌다.

뿐만 아니라 스와프포인트 역시 마이너스폭이 커져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선 투자를 시작하는 시점부터 수익이 발생한다.

A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22일 "원화 강세 베팅도 가능할 뿐 아니라 스와프포인트가 워낙 밀려있어 환헤지를 1년짜리로 하더라도 1% 가까이 수익을 내고 시작하는 셈"이라며 "국내 경기가 나쁘지 않다면 단기 투자만 하더라도 남는 장사"라고 설명했다.

외환시장에서는 한미 금리 역전폭이 결국은 좁혀질 것이고, 이는 원화 강세 요인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외환당국이 최근 환시 개입정보 공개를 검토한 점도 결국은 외환시장 투명성을 강화하고, 원화 강세 기대를 유발할 것으로 딜러들은 예상했다.

B은행의 다른 외환딜러는 "지난주부터 프랭클린 템플턴 펀드의 채권매도가 좀 있었지만 올해 전체로 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그다지 빠져나가지 않았다"며 "오히려 리얼머니는 계속 들어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금리인상이 지속되면 결국 한국도 금리를 올릴 수 밖에 없다"며 "이는 원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 달러-원 환율이 1,050원선을 향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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