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미국 금리 인상으로 한미간 금리가 역전되면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인상도 커지고 있어 이에 연동해 함께 오르는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조만간 5%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의 기준이 되는 잔액 기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지난달 1.75%로 전월보다 0.02%포인트 올랐다. 지난해 9월 이후 6개월 연속 상승세다.
또 은행 주택담보대출 산정에 기준이 되는 금융채 'AAA' 등급 5년물 금리도 지난해 초에는 2.0% 내외였지만 지난 21일 기준으로 2.720%까지 올랐다.
대출금리의 기준이 되는 금리들이 오르면서 대출금리 역시 상승 추세다.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 NH농협 등 주요 은행들은 지난 16일부터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일제히 올렸다.
국민은행의 잔액 기준 코픽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2.29%~4.15%, 신한은행은 3.05~4.36%, 우리은행 3.15~4.15% 등이다.
국내 은행의 대출금리는 지난해부터 미국 금리가 오르면 이에 연동해 함께 상승하는 추세다.
전 세계 채권시장의 기준이 되는 미국의 국채금리가 상승한 영향으로 은행의 대출금리 기준이 되는 금융채나 코픽스 금리도 함께 오르는 것이다.
특히 미 기준금리 상단이 한국은행 기준금리(1.5%)보다 높아져 한미 간 정책금리가 역전되면서 한국은행도 오는 5월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미국이 내년 기준금리 인상 횟수 전망도 당초 2차례에서 3차례로 조정하는 등 계속 금리 인상을 이어갈 것으로 보이면서 한국은행도 올해만 1~2차례 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결국 금리 인상이 선반영되는 시중은행의 대출금리는 당장 이달부터 가파르게 인상될 전망이다. 특히 신규 코픽스는 지난달 시장금리를 즉각 반영하는 점이 특징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미국과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금리상승 흐름이 빨라지고 있다"며 "미국 금리 인상분을 반영해 대출금리 인상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도 "금리 인상 기대감이 선반영됨에 따라 다음 달부터 대출금리 조정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며 "올해는 금리 인상 폭이 더 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은행 주택담보대출 중 변동금리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대출자의 절반 가까이는 금리 인상 리스크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1천450조 원이 넘는 국내 가계부채의 이자 부담이 더욱 커지게 되는 셈이다.
한국은행은 대출금리가 0.5%포인트 오르면 고위험가구의 금융부채가 4조7천억 원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늘어나는 이자 부담으로 가계의 소비가 위축되고 장기화할 경우 내수 위축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며 "금리상승이 예상되는 만큼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가계부채 이자 부담완화에 나서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h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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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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