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호 기자 =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발표한 하반기 국내주식 거래증권사 선정 결과에서 외국계·중소형 증권사가 약진하고, 대형사가 고전했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달 말 2017년 하반기 국내주식 거래증권사 선정 결과를 각 증권사에 공지했는데 신영증권과 KTB투자증권이 1등급으로 올라섰다. 올해 상반기 신영증권은 2등급, KTB투자증권은 3등급이었다. 같은 기간 CLSA코리아증권도 2등급에서 1등급으로 올라섰다.

중소형사인 신영증권과 KTB투자증권과 외국계 증권사인 CLSA코리아증권의 등급 상향조정은 대형사인 NH투자증권 등 기관제재의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됐다. NH투자증권은 올해 상반기 1등급에서 3등급으로 떨어졌다.

증권사 법인영업팀장은 "올해 하반기 거래증권사 선정 결과에서 등급 이동은 대형사의 금융감독원 제재의 영향이 컸다"며 "기관주의를 받으면 상당한 단점이 되는데 과태료나 기관주의를 받으면 마이너스(-) 0.5점, -1점 이런 식으로 점수가 깎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보통 -1점이 되면 등급이 바뀌는데 일부 대형사의 경우 점수하락 폭이 커 중·소형사들의 반사이익이 컸다"며 "또, 매매점수도 있는데 국민연금의 주문을 통해 얼마나 수익을 냈는지도 영향을 미친다"고 덧붙였다.

금감원은 지난 5월 고객의 투자일임 재산 대가로 재산상 이익(리베이트)을 받은 혐의로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 유안타증권, 한국투자증권에 과태료를 부과한 바 있다.

국민연금은 거래증권사 발표 후 각 증권사에 항목별로 어떤 점수를 받았는지, 결과를 통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각 증권사가 피드백 신청을 하면 1~3주에 그 결과가 나온다.

이번 결과로 등급이 올라간 증권사 관계자는 "등급을 올리려면 꽤 까다로운 조건을 만족시켜야 하기 때문에 증권사 간 경쟁이 치열하다"며 "이 가운데 일부 증권사의 등급이 떨어지면서 자연스럽게 밑에 있던 증권사들이 올라설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외국계 증권사는 국민연금의 해외 투자 증가에 따른 리서치 수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됐다.

이번 거래증권사 발표에서 1등급은 다이와증권과 홍콩상하이증권서울지점 2곳과 더불어 CLSA코리아증권이 포함돼 3곳으로 늘어났다.

다른 증권사 법인영업팀 관계자는 "코스피 등 국내 주식도 상승세지만 해외 주식시장도 활황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국민연금의 해외 주식투자 수요도 상당하다"며 "이 같은 배경이 외국계 증권사의 등급 상향조정에 영향을 줬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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