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미국이 오는 22일 중국에 대한 대규모 관세를 부과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중국도 보복대응을 준비하고 있어 양국 간 무역갈등이 무역전쟁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백악관은 미국시각 22일 최소 300억 달러가량의 중국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패키지를 발표할 계획이다.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은 여기에는 중국 기업이 미국 첨단 기술을 사들이거나 미국 기업에 투자하는 것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방안도 포함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관세는 즉각 부과되지는 않을 예정이며 미국 업계의 의견을 들을 시간도 주어질 예정이다.

관세 영향을 받을 품목 등 세부적인 사안은 여전히 논의가 진행 중이라 유동적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일단 백악관은 관세에 대한 대체적인 규모와 근거를 22일 발표한 후 업계의 의견을 구한 뒤 최종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조치는 앞서 수입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대규모 관세에 뒤이은 것으로 중국을 직접 겨냥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의 반발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수입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 조치는 당장 이번 주 23일부터 발효될 예정이다.

미국의 공세에 중국 역시 보복대응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WSJ에 따르면 중국은 미국 농산품에 관세를 물리는 방안 등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 계획은 최근 몇 주간 구상해온 전략의 하나로 중국은 미국에 금융부문을 개방하면서도 관세 여파에 대응하기 위해 '당근과 채찍'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한 중국 당국자는 "미국의 새 관세 조치에 대한 중국의 모든 대응은 신중하면서도 비례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소식통들은 중국이 미국산 대두와 수수, 돼지를 제재의 대상으로 삼을 것 같다고 전했다.

중국은 미국이 생산하는 대두의 3분의 1가량을 수입하는 등 미국이 수출하는 농산품의 대표 수입국이다.

소식통들은 중국이 미국산 상품에 부과할 모든 관세는 미국이 반대로 중국에 얼마나 많은 관세를 부과하느냐에 따라 달렸다고 전했다.

중국은 관세부과 이외에도 증권회사와 보험회사에 대한 외국 투자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의 양보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미국에 당근과 채찍 전략을 구사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미국에 대한 보복 조치는 지난달 열린 중국 상무부와 중국의 미국 농산품 수입업체들과의 회동에서 나온 것이다. 당시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조만간 중국에 대규모 관세를 부과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중국 내에서도 보복 조치를 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 때다.

당시 회의에서 상무부는 미국산 농산품 수입 축소에 따른 여파에 업계의 의견을 구했으며 이후 대체 수입국을 마련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들은 중국의 보복 조치는 2016년 트럼프를 당선시킨 데 힘을 모은 관련주들을 상대로 할 것이라고 전했다. 트럼프는 미국 10대 대두 및 돼지 생산지 중 8개주에서 승리했다. 또 10대 수수 생산지 중 7개주에서 승리했다.

중국은 앞서 무역전쟁을 원하지 않는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지만, 미국이 행동에 나선다면 그에 상응한 보복 조치에 나설 것을 시사해왔다.

도이체방크는 무역전쟁이 발생하면 최악에는 2008년 금융위기 수준의 경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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