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창헌 기자 = 증권사 전문가들은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나온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신호가 우려만큼 강하지는 않았다고 평가했다. 연준이 강력한 긴축보다는 점진적인 정상화를 선택했다는 점에서 주식시장의 안도 심리가 커지고 이에 따라 최근의 주가 약세 흐름이 완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연준은 FOMC 회의 후 기준금리를 예상대로 1.50~1.75%로 25bp 인상했다.

연준은 경기를 낙관하면서도 올해 기준금리 인상횟수는 올리지 않는 등 다양한 해석을 가능케 하는 정책 포석을 보였다.

연준은 올해 기준금리 인상횟수 전망을 3차례로 유지했지만, 내년은 이전보다 한차례 많은 3차례로 높였다.

연준은 또 올해 경제 성장률이 기존 예상치인 2.5%보다 높은 2.7%를 보이고, 내년에도 2.1%보다 높은 2.4%를 나타낼 것으로 내다봤다. 또 올해 실업률이 지난해 12월에 내놨던 3.9%보다 낮은 3.8%일 것으로 전망했다.

증권가의 해석은 우려와 안도가 혼재했다. 당초 이번 FOMC는 기준금리 인상 여부보다 향후 통화 긴축의 속도가 빨라지는 것을 시사할 것인지에 더 초점이 맞춰졌기 때문이다.

점도표로 보면 연준은 연내 금리인상 전망을 3회로 유지했다. 하지만, 내년과 내후년 전망치를 상향 조정한데다 점도표의 분포도 과거보다 상향돼 정책 결정 위원의 스탠스가 매파적으로 진행 중임을 시사했다.

연내 3회 인상인지, 4회 인상인지 여부는 6월 FOMC에서 가늠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시장 리스크가 3월에서 6월로 넘어갔다는 것이다. 연내 4회 금리 인상 시에는 올해 초와 유사하게 채권시장 중심의 금융시장 불안정성이 다시 커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김유겸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이 경제전망에서 성장률과 물가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는데, 이는 6월 FOMC에서 기준금리 전망을 4회로 조정할 여지를 남긴 것이다"며 "경제상황에 따라 정책을 변경할 수 있는 유연성을 확보하기 위한 행동이다"고 평가했다.

그는 "3월 FOMC를 통해 리스크가 6월로 넘어갔고 이는 증시 상승 전환의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6월 회의까지는 상승세가 이어질 전망이다"고 말했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도 "연준의 성장에 대한 자신감과 유가 상승을 포함한 인플레이션 기대는 분명 긴축 시그널을 더 강화할 수 있는 수단이었지만, 연준은 강력한 긴축 신호보다 점진적인 정상화를 선택했다"며 "긴축 속도를 높일 경우 맞게 될 역풍을 우려한 것으로 보이는데, 결국 경제 및 금융시장에 미칠 수 있었던 부담이 가중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연준이 완화적인 긴축을 시사한 영향으로 국내증시에서 성장주 선호 현상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생각보다 뜨겁지 않은 경기와 우려보다 완화적인 연준의 통화정책을 고려하면 인플레이션 관련주(가치주)는 선별 및 압축하는 것이 유리하며, 성장주의 우세는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금리 인상에도 2%가 되지 않은 금리 레벨은 성장주의 프리미엄을 훼손할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한다"며 "가치주가 오를 경우 이를 주도주의 변화로 해석하기보다는 밸류 레벨에 따른 단기 순환매로 판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c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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