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욱 기자 = SK텔레콤이 최근 기업 인수·합병(M&A)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가운데 '탈통신'에 방점을 찍은 M&A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SK텔레콤은 콘텐츠, 보안 등 미래 성장동력이 될 만한 분야에서 과감한 M&A를 추진해 통신사업에 편중된 수익 구조를 다각화하겠다는 계획이다.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호주 맥쿼리인프라자산운용과 컨소시엄을 구성한 SK텔레콤은 국내 2위 보안업체 ADT캡스 인수를 눈앞에 두고 있다.

M&A의 특성상 막판에 딜이 깨질 가능성도 있지만, 업계에선 SK텔레콤의 ADT캡스 인수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경쟁자였던 영국계 사모펀드(PEF) 운용사 CVC캐피털은 인수전에서 중도 하차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전날 정기 주주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ADT캡스 인수는 잘 될 것으로 본다"며 "우리가 아니면 팔 데가 없을 것이라는 게 우리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둘이서 서로 경제적 실익을 위해 '밀당'을 하고 있다"면서 가격협상이 이번 M&A의 마지막 변수란 점을 시사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이 3조원이란 높은 가격에도 ADT캡스 인수를 추진하는 배경에는 사업 다각화에 대한 의지가 자리 잡고 있다.

SK텔레콤은 국내 이동통신시장에서 여전히 독보적인 1위 사업자다. 하지만 정부의 통신비 인하 정책과 가입자 정체현상이 부각되면서 기존 통신사업으로는 더는 성장이 어렵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ADT캡스 인수뿐 아니라 최근 진행한 M&A와 지분 투자에서도 이런 고민의 흔적이 읽힌다.

SK텔레콤은 지난해 SM엔터테인먼트와 상호 지분투자를 단행했다. 이 거래로 SK텔레콤은 650억원에 SM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 SM C&C 지분 23.4%를 확보해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올해 들어서는 자회사 아이리버를 통해 NHN벅스가 보유한 그루버스의 지분 53.9%를 매입하기도 했다.

그루버스는 고음질 음원 서비스 업체로 지난 2014년 아이리버가 설립한 회사다. 2016년 NHN벅스에 지분을 매각한 뒤 음악사업 강화를 위해 1년 6개월 만에 지분을 다시 사들였다.

아울러 SK텔레콤은 지난 1월 SM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등과 손잡고 음악사업에 진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올해 안에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등 신기술을 적용한 음악 플랫폼도 선보일 예정이다.

통신사업 분야에서는 지난달 발표한 세계 1위 양자암호통신 기업 IDQ 인수가 눈에 띈다. SK텔레콤은 이번 인수로 최고의 통신 보안기술로 꼽히는 양자암호통신 관련 사업을 본격화하겠다는 계획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탈통신은 최근 몇 년간 국내 통신사들의 주요 화두였다"면서 "SK텔레콤을 비롯한 통신사의 케이블TV 업체 인수 가능성도 큰 상황이어서 M&A을 통한 탈통신 행보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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