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미국과 한국의 기준금리가 역전됨에 따라 과거 금리역전 사례가 재주목받고 있다.

금리역전 당시 시장 흐름을 통해 금리역전이 채권시장에 미칠 영향을 추정해볼 수 있어서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한국시각으로 22일 이틀간의 정례회의를 마치고 기준금리를 1.50~1.75%로 25bp 인상한다고 밝혔다.

2000년대 들어 한미 기준금리가 역전된 사례는 두 차례 찾아볼 수 있다.

가장 역전 폭이 컸던 기간은 2000년 5월부터 9월까지로, 금리 차는 150bp에 달했다. 미국 기준금리가 2000년 5월 6.50%까지 올랐지만, 국내 기준금리는 5.00%에 머물렀다.

다만 당시에는 외국인의 국내 채권 투자비중이 시가총액의 1% 미만에 불과해 의미 있는 흐름을 관찰할 수 없었다.

2006년 전후로도 기준금리 역전이 발생했다.

미국과 한국의 기준금리가 동반 상승 국면을 나타냈지만, 미국의 속도가 빨라 역전 폭이 커졌다. 2006년 5월에 미국 기준금리가 5.00%로 한국(4.00%)을 100bp 웃돌았다.

금리역전에도 외국인의 채권투자는 늘었다. 2006년 5월 약 4조7천억 원에 머물던 외국인의 상장채권 잔고는 1년 후 8조2천억 원 수준으로 확대됐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2000년 이후 기준금리가 역전됐을 당시를 살펴보면 국내 채권시장에서 금리 차에 따른 외국인의 이탈 모습은 나타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올해 한미 금리역전이 예고된 후에도 자본유출은 관찰되지 않았다.

외국인의 국내 상장채권 잔고는 올해 1월과 2월 각각 약 5조 원과 4조6천억여 원 늘었다.

과거에 비해 중·장기 구간에 외국인 투자가 확대됐을 뿐만 아니라 외환시장이 안정된 모습을 보이는 점 등이 자본유출이 일어나지 않은 배경으로 언급됐다.

고형권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은행회관에서 열린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우리나라에 투자된 외국인 채권 자금은 주요국 중앙은행의 국부펀드 등으로 구성된다"며 "이를 감안하면 금리역전에 따른 자금 유출 가능성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재부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 중앙은행의 보유 채권 비중은 전체 외국인 보유분의 55.3%를 나타냈다.







<한미 기준금리 추이, 출처:인포맥스(화면번호:8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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