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이효지 기자 = 오는 6월 출범을 앞둔 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가 용두사미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업계에서 제기됐다. 공적금융기관은 물론 민간의 출자규모가 줄어 매력 있는 금융 지원을 하기에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2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건설공제조합은 KIND 현금출자 규모를 당초 500억원에서 300억원으로 줄이는 안을 운영위원회에서 결정했다. 오는 27일 총회 의결만 남겨뒀다.

KIND의 납입 자본금은 법정 자본금보다 3천억원 적은 2천억원으로 결정됐다. 국토교통부의 글로벌인프라펀드(GIF)가 1천200억원어치의 수익증권을 현물출자하고 800억원을 건설공제조합과 수출입은행이 나눠 현금 출자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당초 산업은행과 한국무역보험공사도 출자기관으로 검토됐지만 최종적으로 빠졌다. 여기에 공제조합 출자가 줄면 수은 출자가 늘어날 수 있다. 수은 관계자는 출자규모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KIND는 단순도급 중심의 해외건설 수주를 부가가치가 높은 투자개발형(PPP) 사업으로 체질을 개선하기 위해 마련됐다.

경쟁력 있는 금융지원 능력을 갖추는 것이 핵심인데 유일한 민간출자사인 건설공제조합까지 출자규모 축소로 방향을 잡으며 취지에 걸맞은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됐다.

건설공제조합 관계자는 "KIND의 수익구조가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았고 원금 보장이 되지 않는 점, PPP의 성격상 대형 건설업체 위주로 수주될 가능성 등을 염려하는 조합원들이 있다"고 언급했다.

투자에 보수적인 공기업의 특성상 PPP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해외 민간투자시장 진출방안 연구' 보고서에서 GIF와 같은 정부주도 펀드가 장기 투자자 역할을 할 수 있지만 보수적 투자 인식과 사업 평가에 대한 전문 인력이 부족해 투자 참여가 예상보다 활발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투자대상 국가의 신용도를 대출 및 보증 기준으로 삼는 수은, 무보 방침에 대해서도 "신용도가 낮더라도 사업성이 보장되면 금융이 가능하도록 심사 기준을 설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납입 자본금은 예상 투자 규모를 고려해 관련 기관 협의 전에 검토된 사항이고, 앞으로 개별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지분 투자가 결정되면 채권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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