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김대도 기자 =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기준금리를 인상했음에도 기존에 시장이 예상하던 시나리오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는 평가에 국내 금융시장과 외환시장이 대체로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와 미국의 기준금리 역전으로 자본유출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지만 당장 주식과 채권시장에서 외국인의 특이한 움직임은 감지되지 않고 있다.

정부와 한국은행 등은 일단 안도하는 모습이다. 다만 시장 변동성 확대 가능성이 여전한 만큼 면밀하게 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22일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3302·4557)에 따르면 오전 11시 17분 현재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1천382억 원, 코스닥에서 17억 원의 주식을 순매수 중이다.

채권시장에서도 외국인은 155억 원 정도의 국채를 사들였다.

이에 따라 코스피와 코스닥은 1% 안팎에서 상승세고, 달러-원 환율은 전일 대비 4.00원가량 밀린 1,068.30원에 거래됐다.

전반적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되지 않았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는 21일(현지 시각) 기준금리를 1.50∼1.75%로 25bp 올렸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1.50%를 웃도는 수준이다.

우리나라는 1999년 6월∼2001년 3월, 2005년 8월∼2007년 8월에 이어 세 번째 한·미 금리역전기를 맞았다.

정부는 한은 등 관계기관은 이날 오전 관련 대책 회의를 잇따라 열고 FOMC 결과를 분석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일단 양국 간 금리역전에 따른 자본유출 우려는 현재로썬 크지 않다는 입장을 내놨다.







고형권 기획재정부 1차관은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한은 관계자들이 참석한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주재하고, "시장이 이미 금리 인상을 예상했고, 향후 금리 인상 속도에 대해 연준이 비교적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고 평가했다.

고 차관은 "우리나라에 투자된 외국인 자금의 85%인 주식자금은 국내경기 상황과 기업실적 전망에 좌우되고, 나머지 15% 채권자금은 주요국 중앙은행이나 국부펀드 등 중장기 투자자로 구성된다"며 "급격한 자본유출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이날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FOMC 의사 결정문이 다소 매파 적(통화 긴축 선호)으로 해석할 수 있지만, 금리 결정은 시장 예상에 부합한다"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점도표를 보면 올해 전망은 종전과 부합하고 내년(인상 횟수)은 상향 조정됐다"면서도 시장 예상에 부합하는 만큼 "국내 금융시장엔 별 영향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이번 FOMC에서 매파적인 신호도 나왔다.

점도표에서 올해 인상 횟수는 종전 3회가 유지됐지만, 지난해 12월 회의의 4명에서 3명이 늘어난 7명이 올해 4회 이상의 기준금리 인상을 예상했다.

내년 인상 전망치는 2회에서 3회로 상향 조정됐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해외신용평가사 피치는 고용시장 개선과 더불어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가 시장의 신뢰를 얻고 있다며 이번 경제전망 상향은 통화 긴축 속도를 올리기 위한 준비라고 판단했다.

투자은행(IB) 소시에테 제네랄은 연준이 골디락스 시나리오를 유지했지만, 점도표 분포상 4회 인상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봤다. 경제지표가 받쳐준다면 6월 FOMC에서 점도표가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국금센터는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금리와 환율, 주가 등 자산가격이 조정되고, 글로벌 자금흐름의 변화 가능성도 유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주열 총재는 "연준의 통화정책에 대한 경계감이 부각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면서 종전보다 면밀히 모니터링하겠다"며 "시장 불안 상황이 온다면 여러 가지 정책 수단을 통해서 시장 안정화 노력을 하겠다"고 언급했다.

고형권 차관은 "최근 보호무역주의 움직임, 4∼5월 예정인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 등도 예의주시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김동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미국의 금리 인상에 따라 관계기관들이 긴밀히 공조해 만반의 대응에 나서 달라고 당부했다.

김 부총리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ㆍ중앙은행총재 회의에 참석한 뒤 문재인 대통령의 베트남ㆍ아랍에미리트(UAE) 방문에 수행하기 위해 해외 출장 중이다.

dd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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