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인민은행이 22일 공개시장운영(OMO) 도구인 역환매조건부채권(역RP) 금리를 5bp 인상했다.

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인상폭보다 훨씬 작아 효과에 대한 의구심을 불러 일으키는 수준이다.

인민은행은 작년 12월에도 미국이 기준금리를 25bp 인상하자 역RP와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를 5bp만 인상한 바 있다.

실제로 구주증권, 민생은행 등 중국 금융기관들은 이날 중국의 금리 인상 효과가 채권 시장 등 금융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덩하이칭(鄧海淸) 구주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인민은행의 금리 인상이 미국과의 금리 차이를 의식한 것이라기 보다는 중국의 시중 금리와 공개시장운영 금리의 차이를 좁히려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덩 이코노미스트는 이어 중국이 기준 예금 금리를 오랫동안 동결해 이를 조절할 필요성이 있다며 올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의 기준 예금 금리는 1.5%이고, 대출 금리는 4.35%로 2015년 10월 이후 동결된 상태다.

인민은행은 시장에 과도한 충격을 줄 수 있는 기준금리 조절을 피하고 작년부터 기준금리 대신 역RP와 MLF 금리를 인상해왔다.

금리 인상을 위한 중국의 국내 경제 조건도 어느 정도 무르익은 상황이다.

양더롱(楊德龍) 전해개원펀드 최고경영자(CEO)는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인민은행의 기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졌다며 수출입 등 중국 경제 지표 호조와,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지난 2월 중국 CPI는 전년 대비 2.9% 올라 4년3개월래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인 바 있다.

2.9%는 중국 정부의 인플레이션 목표치인 3%에 근접한 수준이다.

텅쉰증권의 주쥔춘(朱俊春) 연구원도 1분기 중국 경제 성장률이 6.9% 이상일 것으로 전망하며 인민은행이 2분기에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기준금리 인상은 레버리지를 억제하려는 중국 당국의 기조와도 부합한다.

밍밍(明明) 중신증권 수석 채권 전략가는 인민은행이 이날 금리를 인상하는 한편 역RP 운영으로 1천500억 위안을 순회수한 사실을 지적했다.

이는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이후 최대 규모의 유동성 회수다.

밍 전략가는 또 과거와 달리 인민은행이 이날 금리를 인상하면서 '비이성적인 융자를 규제'하는 금리 인상의 효과에 대해 언급했다며 이는 인민은행이 레버리지 억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사실을 나타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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