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채 가격은 무역전쟁 우려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비둘기 성향이라는 평가로 올랐다.
달러화는 무역전쟁 우려 속에 엔화에는 내리고, 유로화에는 오르는 혼조세를 보였다.
뉴욕유가는 미국 원유재고 감소에도 미국의 생산 증가 우려가 지속해 내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오후 12시 반을 기해 미국의 지식재산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판단한 중국을 겨냥해 대규모 관세 조치를 발표했다.
관세 부과 규모는 당초 예상된 300억 달러보다 늘어난 500억 달러였으며 중국의 대미 투자를 제한하는 내용 등도 포함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 같은 내용의 행정 명령에 서명하고, 이번 조치를 통해 대중 무역적자를 지금의 25% 수준인 1천억 달러까지 줄이겠다고 공언했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1천300개에 달하는 관세 대상 품목 후보군을 선정했으며 앞으로 보름 동안 의견 수렴을 거친 뒤 최종 관세 부과 품목을 결정할 예정이다.
중국은 이에 강력히 반발하며 대미 무역 보복 가능성을 경고해 양국 간 무역전쟁이 발발할 것이라는 우려가 증폭됐다.
이와 별도로 오는 23일부터 시행될 미국의 수입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 부과 조치에서 유럽연합(EU), 호주, 아르헨티나, 브라질, 한국 등이 한시적으로 제외됐다.
한편, 전일 늦게 미국 여아 지도부는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을 이틀 앞두고 10월까지 정부의 자금 조달을 허용하는 지출 안에 합의했다. 합의안은 이날 하원에서 통과됐고, 상원 통과를 앞두고 있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경제 지표는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지난 17일로 끝난 주간의 미국 실업보험청구자수가 늘었지만, 여전히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을 기록해 고용시장 호조가 지속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보험청구자수가 3천 명 증가한 22만9천 명(계절 조정치)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는 22만5천 명이었다.
지난 10일로 끝난 주의 실업보험청구자수는 22만6천 명에서 변화가 없었다.
주간 실업보험청구자수는 약 3년 동안 30만 명을 밑돌았다. 이는 1970년 이후 가장 오랜 기간이다.
지난 2월 미국의 경기선행지수는 0.6% 올랐다고 콘퍼런스보드가 발표했다. WSJ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는 0.6% 상승이었다.
선행지수는 지난 1월과 지난해 12월에 각각 0.8%와 0.7% 올랐다.
3월 미국 제조업 업황이 더 호전됐지만 서비스업황은 확장세가 둔화했다.
정보제공업체 IHS 마킷에 따르면 3월 미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계절 조정치)는 전월의 55.3에서 55.7로 올랐다. 36개월 최고치다.
미 생산지수는 55.5에서 55.2로 내려, 4개월 최저를 보였다.
3월 미 서비스업 PMI 예비치(계절조정치)는 전월 55.9에서 54.1로 하락했다. 2개월 최저다. 합성 PMI도 전달의 55.8에서 54.3으로 내려, 2개월 최저치를 보였다.
PMI는 '50'을 기준으로 경기 확장과 위축을 가늠한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은 이날 통화정책 회의를 열고, 통화정책 결정 위원 9명 중 인상 의견을 낸 이안 매카퍼티와 마이클 사운더스를 제외한 7명의 찬성으로 기준금리를 0.5%에서 동결했다. 채권 매입 프로그램은 만장일치로 종전대로 유지됐다.
◇ 주식시장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미국발 무역전쟁 우려에 큰 폭으로 내렸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724.42포인트(2.93%) 하락한 23,957.89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68.24포인트(2.52%) 내린 2,643.69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78.61포인트(2.43%) 낮은 7,166.68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하락 출발한 지수는 장중 낙폭을 키웠다.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에 500억 달러(약 54조 원)의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의 대미 투자도 제한하는 조치를 단행하며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
중국이 미국의 이런 조치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주요 2개국(G2) 간 통상전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종별로는 금융이 3.7% 하락하며 가장 크게 내렸다. 산업도 3.3% 하락했고, 소재와 헬스케어도 각각 3%와 2.9% 내림세를 보였다. 이외에 기술이 2.7%, 에너지가 2.0% 떨어지며 유틸리티를 제외한 전 업종이 일제히 내렸다.
고객정보 유출 등으로 최근 큰 타격을 받았던 페이스북 주가 내림세도 이어졌다.
페이스북의 주가는 스티펠이 투자 의견을 하향 조정했다는 소식에 2.7% 하락했다.
스티펠의 스콧 데빗 전략가는 페이스북의 목표 주가를 기존 195달러에서 168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글로벌 컨설팅 전문기업인 액센추어는 회계연도 2분기 순이익과 매출이 시장 예상을 웃돌았다.
액센츄어는 지난 2월 28일로 마감된 분기의 순이익이 9억110만 달러(주당 1.37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특별항목을 제외한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1.58달러를 나타냈다. 이는 팩트셋 전망치 1.49달러를 웃돈 것이다.
순매출은 95억9천만 달러를 기록해 팩트셋 전망치 93억1천만 달러를 웃돌았다.
회사는 또 2018 회계연도 순매출 전망치를 기존 6~8% 증가에서 7~9% 증가로 상향 조정했다. 조정 EPS 전망치도 기존 6.48~6.66달러에서 6.61~6.70달러로 높였다.
이 회사 주가는 이날 7.3% 내렸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통화정책 회의가 마무리되면서 시장의 관심은 다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에 쏠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6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78.8%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30.68% 상승한 23.34를 기록했다.
◇ 채권시장
미 국채 가격은 무역전쟁 우려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비둘기 성향이라는 평가로 올랐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7bp 낮은 2.832%에서 거래됐다. 지난해 9월 5일 이후 가장 큰 일 중 낙폭이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2.5bp 내린 2.287%에서 움직였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6bp 하락한 3.066%에서 거래됐다. 지난해 12월 2일 이후 최대 낙폭이다.
10년과 2년 만기 국채수익률 격차는 전일 58.9에서 54.5bp로 좁혀졌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국채가는 무역전쟁 우려로 큰 폭으로 상승 출발했다.
전일 국채가는 올해 기준금리 인상횟수 전망치는 유지됐지만, 내년이 상향 조정되면서 혼조세를 보였다.
이날 뉴욕증시도 무역전쟁 우려로 약세를 보여, 안전자산 선호를 강화했다.
아문디 파이오니어의 켄 토브스 미 최고운용책임자는 관세 부과와 관련해 "규모가 점점 커진다"며 투자자들은 중국이 보복할 것이고, 무역을 방해하는 정책이 고조되면서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슈왑센터의 케이시 존스 수석 전략가는 "무역전쟁에는 두 가지 위험이 있고, 하나는 성장률 저하와 둘째는 채권에 나쁜 물가 상승이다"라며 "물가 상승은 두 번째이고, 지금은 안전자산 매수세가 강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채가는 오후 들어 트럼프의 대중국 무역 보복조치가 발표된 이후 뉴욕증시 낙폭이 줄자 오름폭을 줄였다.
국채 시장 장 마감 후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낙폭을 700포인트(2.9%)가량 확대하며 마쳤다.
전략가들은 전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를 곱씹으면서 세제개편과 재정지출이 올해와 내년 국내총생산(GDP)을 0.4%포인트 높일 수 있음에도 올해 금리 인상 전망 횟수를 안 높인 것은 비둘기 성향이 강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시포트 글로벌 증권의 토마스 디 갈로마 디렉터는 무역 관련 우려는 증시에 단기적으로 부정적이지만 채권에는 긍정적인 재료라고 설명했다.
갈로마는 한 달 전부터 모든 FOMC 위원들이 올해 네 차례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일반적인 인식이 있었지만, 전일 연준은 상대적으로 기존 예상보다 비둘기 적이었거나 덜 공격적이었다며다고 분석했다.
갈로마는 연준의 선제 안내는 여전히 올해 두 차례의 금리 인상만이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전략가들은 전일 10년과 2년 국채수익률 격차가 59bp에서 55bp로 좁혀지면서 수익률 곡선 평탄화가 나타났다며 이는 10년래 가장 좁혀졌던 지난 1월 수준으로 되돌아간 것이라고 분석했다.
나티시스의 조셉 라보르그나 수석 경제학자는 연준은 "금리를 천천히 올리면서 수익률 곡선이 주는 의미에 주의를 기울일 정도로 매우 현명하다"고 지적했다.
BNY 멜론 자산운용의 데이브 레덕 최고운용책임자는 "시장은 매파적으로 포지션이 돼 있었다"며 "그래서 FOMC 후에 일부 '숏 커버링'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 외환시장
달러화는 무역전쟁 우려 속에 엔화에는 내리고, 유로화에는 오르는 혼조세를 보였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현지시각) 무렵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05.39엔을 기록해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5.92엔보다 0.53엔(0.50%) 하락했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2313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2345달러보다 0.0032달러(0.25%) 내렸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9.77엔을 기록해, 전장 가격인 130.77엔보다 1.00엔(0.77%) 낮아졌다.
달러화는 무역전쟁 우려로 안전자산인 엔화에 하락 출발했다. 한때 105.24엔으로 2016년 11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일 달러화는 예상보다 비둘기 성향을 보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로 내렸다.
FOMC 개최 전 시장은 올해 세 차례인 기준금리 인상 예고 횟수가 네 차례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올해 성장률 전망을 높이면서도 올해 금리 인상 전망 횟수를 그대로 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중국을 겨냥해 관세 부과와 투자 제한 조치를 발표했다. 관세 부과액은 애초 300억 달러보다 늘어난 500억 달러였다.
미 대기업 경영자 모임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은 이날 성명에서 "중국의 개혁을 이끌 장기적인 포석 없이 일방적인 관세 부과나 규제는 단지 미국 물가만 높일 것"이라며 "이는 미국 기업과 상품을 덜 경쟁력 있게 만들고, 미국 노동자와 소비자들에게 손해를 입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유로화는 독일 기업들의 경기 신뢰도가 부진해 달러에 내렸다.
독일 뮌헨에 있는 Ifo 경제연구소는 약 7천 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기업환경지수(BCI)가 3월에 114.7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지수는 전달보다 0.7포인트 하락하면서 11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파운드화는 영국 중앙은행(BOE)이 기준금리를 동결했음에도 임금 인상 압력을 강조한 것이 5월 기준금리 인상 기대를 높여 한때 1.42088달러까지 올랐다. 7주 최고치다. 이후 1.41077달러로 전장보다 0.28% 내려서 거래됐다.
머니허브의 사만다 시튼 최고경영자는 "금리가 마침내 인상될 때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을 것 같다"며 BOE가 물가를 목표치로 내리려고 최소한 한 차례 금리 인상을 확인해줬다고 설명했다.
시튼은 5월에 금리 인상이 될 것 같지만, 물가가 계속 떨어진다면 5월 금리 인상이 미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달러화는 오후 들어 트럼프의 대중국 무역 보복조치가 발표된 이후 뉴욕증시 낙폭이 줄였다가 다시 확대하는 것을 따라 움직였다.
전략가들은 전일 FOMC 회의 결과를 곱씹으면서 세제개편과 재정지출이 올해와 내년 국내총생산(GDP)을 0.4%포인트 높일 수 있음에도 올해 금리 인상 전망 횟수를 안 높인 것은 비둘기 성향이 강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소시에테제네랄의 키트 주크스 수석 전략가는 전일 FOMC는 연준이 물가가 천천히 오르고 있다는 것에 충분히 안심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재정과 통화정책 조합, 쌍둥이 적자 위험, 미국 무역정책에 대한 예민함이 문제 되지 않는다면 이는 세계 시장에 극도로 위험 선호적인 것이라고 진단했다.
주크스는 "FOMC 결과는 달러에 중립적이지만, 연준보다는 미 관세 부과가 더 중요하다"며 "이는 전일 전체적으로 연준 금리 인상에 대한 반응으로 달러가 하락한 것을 설명해준다"고 강조했다.
BK 자산운용의 케이시 리엔 매니징 디렉터는 "통화와 주가는 오늘 미국발 무역전쟁 우려로 손실을 확대했다"며 "무역전쟁 공포가 확인되면서 중앙은행 정책을 뒤덮고 있고, 모든 주요 통화 환율을 내리게 했다"고 진단했다.
◇ 원유시장
뉴욕유가는 미국 원유재고 감소에도 미국의 생산 증가 우려가 지속해 내렸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87센트(1.3%) 하락한 64.3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유가는 미국의 원유재고가 시장과 달리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생산 증가에 대한 우려를 잠재우지 못해 하락했다.
전일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미국 원유재고가 260만 배럴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예상치는 240만 배럴 증가였다.
휘발유 재고와 정제유 재고도 각각 170만 배럴과 200만 배럴 감소했다. 시장 전망치는 각각 140만 배럴 감소와 180만 배럴 감소였다.
미국의 원유재고는 감소했지만, 생산량은 늘었다.
EIA는 미국의 원유 생산이 하루 1천40만7천 배럴로 2만6천 배럴 늘었다고 밝혔다. 이는 사상 최고치다.
유가가 전일 강한 상승 흐름을 보이며 일부 이익 실현이 나타난 것도 이날 유가 하락에 일조했다.
세븐스 리포트의 타일러 라이치 공동 에디터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갈등 및 베네수엘라의 생산량 감소, 원유재고 감소 등이 최근 유가 상승을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다만 "미국의 생산량이 중기적으로 유가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베네수엘라나 지정학적 우려 등보다 미국 생산 변화에 따라 유가 등락이 결정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등 주요 산유국들이 하루 생산량을 180만 배럴 줄이는 감산 합의를 이행하고 있지만, 미국의 생산 증가는 유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시장 참가자들은 주요 산유국의 감산 합의가 올해 말까지 예정돼 있지만, 원유시장이 수급 균형을 제대로 잡지 못할 경우 합의 기한은 연장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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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윤영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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