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호 기자 = 연기금이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이 선임되는 날 공교롭게 NH투자증권 발행 회사채 절반 이상을 매수했다.

초대형 IB로 거듭나고자 고군분투하고 있는 NH투자증권의 노력에 지원사격을 해준 셈이다.

23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국민연금과 우정사업본부 등 연기금은 6천500억 원 규모의 NH투자증권의 회사채 중 3천750억 원을 매수했다.

◇ 연기금, 'IB 전문가'의 사장 선임으로 회사채 시장에서 화답

정 사장은 경북사대부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나와 대우증권에서 자금부장, IB부장, 기획본부장, IB담당 상무 등을 지냈다. 이후 2005년 전신인 우리투자증권의 IB사업부 대표로 합류했다.

IB전문가인 정 사장이 NH투자증권 사장으로 선임되는 날 NH투자증권은 6천500억 원 규모로 회사채를 발행했고, 이를 연기금이 절반을 매수했다.

대규모 단기물 회사채임에도 장기투자기관인 연기금이 호응해준 것이다.

연기금 채권운용역은 "우리나라와 미국의 기준금리 역전으로 중·장기물 매수가 부담되는 것은 사실이나 단기물을 이처럼 대규모로 매수한 것은 의외다"며 "그만큼 NH투자증권의 미래가 밝다는 증거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 연기금이 1천억 이상 회사채 매수 '이례적'

올해 들어 연기금은 지난달 29일 KB금융지주의 회사채를 총 900억 원 매수한 적은 있다.

하지만 시장참가자들은 연기금이 단일 거래로 1천억 원 이상 매수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NH투자증권은 주요사업 부분에서 최상위권 경쟁 지위를 확보하고 있고, 수익구조 또한 다변화돼 있으며, 자본 적정성도 우수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특히, 회사채 시장에서는 회사채에 문제가 생겨도 농협금융그룹으로부터 지원 가능성도 있어 신용도가 탄탄한 편이다.

시장에서 2호 초대형 IB인가를 받기 전 IB전문가인 정 사장을 선임해 앞으로의 전망도 밝다는 분석이다.

증권사 회사채 담당자는 "연기금이 회사채 매수에 응한 것은 정 사장의 선임 효과를 톡톡히 누린 것 같다"며 "발행규모가 작지 않았음에도 연기금의 매수 덕에 초대형 IB의 출발이 좋다"고 강조했다.

h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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