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중국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기준금리 인상에 대응해 역환매조건부채권(역RP) 등 시장 금리를 인상했지만, 이는 긴축 환상에 불과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인민은행은 이날 7일짜리 역RP 금리를 5bp 올린 2.55%로 상향했다. 이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25bp 올린 지 수 시간 뒤에 나온 조치이다.

인민은행은 작년 12월에도 연준이 금리를 올린 다음 날 곧바로 역 RP금리를 소폭 인상했다.

인민은행이 연준의 행보에 발맞춰 긴축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이는 '환상(illusion)'에 불과하다며 실제 중국의 통화 환경은 전보다 약간 더 완화적으로 바뀌었다고 WSJ은 전했다.

7일짜리 가중평균 역 RP 금리는 작년 12월 중순 3.51%에서 최근 3.07%로 하락했다.

캐피털이코노믹스(CE)의 줄리앙 에번스-프리차드 이코노미스트는 "시장 환경을 들여다보면 인민은행이 긴축을 유지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 단기시장 금리의 하락은 인민은행이 단기 금리는 점진적으로 인상해왔지만, 시중에 유동성을 계속 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올해 1월부터 인민은행은 중소은행과 농촌은행의 지급준비율을 인하해 시장에 약 4천500억 위안의 유동성을 공급했다. 또 춘제를 앞두고 대형 국유은행들을 통해 2조 위안 규모의 단기 대출을 공급했다.

인민은행이 유동성을 풀면서 동시에 금리를 인상하는 이 같은 양면 전략은 인민은행이 직면한 어려움을 반영하고 있다고 WSJ은 지적했다.

인민은행은 미국과 금리 차가 크게 벌어지는 것을 원하지 않고 있다. 이는 위안화에 절하 압력을 줘 자본유출을 가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민은행은 금리를 올려 미국과의 보조를 맞추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동시에 인민은행은 금리 인상으로 시장이 너무 타이트해지는 것을 원하지 않고 있다. 이는 경기 둔화 압력을 높이고, 기업들의 차입 부담을 높이는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유동성을 풀어 이러한 우려를 완화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에번스-프리차드는 인민은행이 "연준을 따라가는 것은 사람들의 주의를 딴 데로 돌려 정책 차별화에 대한 우려를 피할 수 있는 현명한 방법"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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