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변명섭 기자 = 해외 직구 규모가 해마다 증가하면서 국내 유통업계를 중심으로 하는 내수 시장이 쪼그라들고 있다. 국내 소비자들의 변화된 트렌드에 맞춰 유통업계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힘을 얻고 있다.

23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 직구는 2천359만건, 21억1천만 달러로 전년과 비교해 건수는 35.6%, 금액은 29.1% 각각 증가했다.

이런 증가세는 최근 5년간 해외 직구 평균 증가율 27%를 크게 상회한 것이다.

더욱이 해외 규모가 20억 달러를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해외 직구가 이처럼 늘어난 데는 달러화와 엔화의 상대적 약세, 중국 광군제,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등 글로벌 할인행사로 직구 수요가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국내 소비자들이 해외에서 온라인으로 더 쉽게 구매할 수 있는 환경이 형성되면서 정작 국내 소비보다 해외 소비에 집중하고 있는 셈이다.

해외 직구로 구입하는 물품도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지난해 건강기능식품이 497만건(20.8%)으로 가장 많이 수입됐고 그 뒤를 화장품 287만건(12.2%), 기타식품류 282만건(11.8%), 의류 272만건(11.6%), 전자제품 211만건(9.0%), 신발류 165만건(7.0%) 순이다. 이들 품목이 전체의 약 73%였다.

과거에는 해외 직구 품목이 일부 전자제품 등 한정된 상품에 집중됐으나 최근에는 일상 소비용품들이 대거 포진하고 있다.

이러한 소비 트렌드 변화에 국내 유통업계도 내수시장에서 어떻게 돌파구를 찾아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실제로 국내 유통업계는 해외 브랜드와 경쟁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이렇다 보니 유통업계는 국내 소비자들의 높아진 눈높이를 충족시키면서 매출액을 높이는 데 더욱 집중하고 있다.

대기업 유통업체 한 관계자는 "최근 생활용품 시장에서 내수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많이 나오고 있다"며 "해외 직구로 눈을 돌리고 있는 소비자들을 어떻게 국내 소비로 이끌 수 있을지가 가장 큰 고민이다"고 말했다.

국내 유통업은 지난 2010년 이후 저성장 국면에 진입했고 온라인 비중이 급격히 확대되는 추세다. 해외 직구에 맞서 국내 유통업계도 온라인 시장을 구축하면서 온오프라인을 통합해 시너지 효과를 내는 시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롯데하이마트가 옴니전략을 취하며 변화를 주도하고 있고, 이마트도 온라인몰을 강화해 오프라인 매장과 협력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남옥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내 유통업계도 온라인을 강화하고 오프라인 매장과 함께하는 옴니 전략을 구사할 필요가 있다"며 "국내 소비자들의 트렌드 변화에 맞춰 대형 유통업체들이 사업 다각화로 대응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msb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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