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미국 금리인상에 이어 글로벌 무역전쟁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원화가 유독 두드러지게 약세를 보이고 있다.









23일 연합인포맥스 통화별 등락률 비교(화면번호 2116)에 따르면 원화는 달러 대비 0.72% 절하돼 눈에띄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홍콩달러와 대만달러도 소폭 약세지만 원화의 약세폭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엔화, 유로화를 비롯한 다른 아시아통화도 대부분 달러 대비 강세에 머무르고 있다.

◇달러-원, 무역전쟁 조짐에 2주만에 1,080원대 급등

달러-원 환율은 지난 5일 1,082.00원 종가를 보인 이후 2주 만에 1,080원대로 반등했다.

미국 철강관세 유예로 4월말까지 시간을 벌었지만 미국과 중국간의 관세를 둘러싼 무역전쟁은 원화에 리스크요인으로 반영됐다.

달러-엔 환율이 급락한 점도 원화에는 안전자산선호 요인이 됐다.

미국 금리인상 직후 달러-원 환율 상승폭은 그리 크지 않았지만 무역전쟁 리스크의 후폭풍이 달러 매수로 반영되고 있다.

◇국금센터 "무역정책 불확실성 지속…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2일(현지시간) 중국의 지적재산권 침해에 따른 관세부과, WTO제소, 투자 제한 등을 골자로 한 행정명령에 섬여했다.

중국도 이날 돈육 등 128개 미국산 품목을 대상으로 미국에 30억달러 규모의 보복관세를 예고했다.

국제금융센터는 미국이 중국 관세부과를 시행하기까지 1개월이상 남아있기 때문에 당분간 무역정책 관련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이라고 봤다.

이에 따른 관련 업계를 중심으로 한 주가 약세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성택 국금센터 연구원은 "미중은 표면적으로는 강경한 레토릭을 구사하고 있으나 협상 여지를 감안하며 신중하게 접근할 것으로 보여 단기간 내 무역전쟁으로 비화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며

"미국 중간선거 일정 등을 감안할 때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이슈는 계속될 소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외환딜러들 "

외환딜러들은 미중 무역분쟁 경과를 살피며 투자심리 악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미국과 중국간의 무역 보복전이 펼쳐지면 중간에 낀 한국은 그 영향권에서 배제되기 어렵다.

한국이 철강 관세 면제를 받는다 하더라도 무역전쟁 가운데에서 수출이 전반적으로 악화될 수 있어서다.

중국 증시 급락에 코스피도 2% 넘게 하락하면서 리스크오프(위험회피)는 점점 탄탄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역내 외환시장의 실수요까지 겹칠 경우 매수 우위의 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딜러들은 봤다.

최근 프랭클린 템플턴펀드의 채권 매도에 따른 역송금 수요와 국민연금 달러 매수 등이 하단에서 계속 유입되고 있어서다.

A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무역전쟁에 따른 요인은 심리적인 부분이 가장 크다"며 "엔화는 오히려 강세고, 위안화 흐름은 제한적인데 원화만 유일하게 약세로 가는 것도 투자 심리 불안이 반영된 탓이라고 말했다.

그는 "1,080원대가 과도하게 급등한 수준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1,060원대가 바닥이라는 인식도 꽤 강했고, 숏플레이가 불편했던 만큼 무역전쟁이 본격화되면 달러 매수심리가 확산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syjung@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