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KB금융지주 노동조합의 경영권 참여 시도가 또다시 무산됐다.

KB금융은 23일 주주총회에서 KB노조가 주주 제안으로 추천한 권순원 사외이사 후보 선임 안건을 상정했지만, 전체 발행주식 3억1천719만3천100주 가운데 출석 주식 수 79.43% 대비 찬성률은 4.23%, 반대 95.77%로 부결됐다.

노조 추천 사외이사의 선임은 출석 주주의 의결권 과반수, 발행주식 수의 4분의 1 이상이 찬성해야 가능하다.

앞서 KB금융 이사회는 이례적으로 의결권 대리 행사를 권유하는 참고자료를 공시하면서 이번 노조추천 사외이사 선임 안건에 대해 공식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윤종규 회장은 "이사회에서 노조추천 사외이사 선임 안건에 대해 반대 의견을 표명하는데 최고경영자(CEO)인 본인은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며 "사외이사들의 표결로만 이뤄진 결정이었으며 앞으로도 주주 전체의 이익을 대변하는 인물이 추천되는 주주추천제도를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KB금융은 지난해 11월에도 노조가 추천한 하승수 변호사를 사외이사에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했지만 무산된 바 있다. 당시 최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9.79%)이 찬성표를 던졌지만, 기권과 무효를 포함한 반대표가 82.22%로 압도적이었다.

노조가 제안한 다른 2개의 안건도 통과하지 못했다.

KB금융은 사외이사 선임 안건 외 대표이사의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 참여를 제한하도록 한 안건과 낙하산 인사 방지를 위해 공직 또는 정당 활동 종사자를 3년 이내에 이사로 선임할 수 없게 만드는 정관변경도 상정했다.

정관변경은 출석 주주의 의결권 3분의 2 이상, 발행주식 수의 3분의 1 이상이 찬성해야 통과되지만, 이번 주총에서 찬성률은 4.29%에 불과했다.

윤 회장의 사추위 참여 제한 안건 역시 찬성률이 31.11%에 그쳐 출석 주주 79.43%의 3분의 2를 넘지 못해 부결됐다.

윤 회장은 "사추위를 사외이사로만 구성하는 데 대해서는 아직 찬반론이 있다"며 "금융당국이

앞서 해외 의결권 자문사 ISS가 사외이사 선임 안건과 정관변경 안건에 반대 의견을 내놓은 데 이어 최대주주인 국민연금도 반대 의결권을 행사했다.

특히 ISS 권고는 외국인 주주들의 표심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KB금융의 외국인 주주 지분은 70%에 달한다.

한편, KB금융은 이날 선우석호, 최명희, 정구환 등 신임 사외이사 3명을 선임하는 안건도 의결했다.

신임 사외이사 임기는 2년이며, 1년 단위로 연임할 수 있다.

기존 사외이사 가운데 유석렬, 박재하, 한종수 등 3명은 1년 연임됐다.

h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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