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롯데쇼핑과 롯데제과 등 주요 계열사의 사내이사로 재선임됐다. 이에 따라 신동빈 회장은 옥중에서 사내이사직을 수행하며 롯데그룹을 이끌게 됐다.

하지만 신 회장이 헤쳐나가야 할 난관이 적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롯데쇼핑과 호텔롯데 등 주요 계열사의 현금창출력과 재무구조가 악화된 탓이다. 주요 계열사의 신용등급이 하락하며 그룹 전체 신용도도 흔들리고 있다.

◇ 롯데, 신동빈 회장 사내이사로 재선임…앞길 '첩첩산중'

롯데쇼핑은 23일 서울 롯데빅마켓 영등포점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신동빈 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롯데제과도 이날 서울 영등포구 본사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신 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을 처리했다.

이날 주주총회를 개최한 롯데칠성음료에서도 신 회장은 사내이사를 맡고 있다. 그는 작년 롯데칠성음료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이에 따라 신 회장은 옥중에서 주요 계열사 사내이사직을 맡으며 그룹을 경영하게 됐다.

하지만 신 회장이 '옥중경영'을 하는 데 적지 않은 난제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주요 계열사의 수익성과 재무구조에 빨간불이 켜진 탓이다.

당장 롯데쇼핑을 둘러싼 경영환경이 녹록지 않다. 백화점과 대형마트 부문 실적이 저하되고 있다.

지난해 연결기준 국내 백화점과 대형마트 부문은 총매출의 60%, 영업이익의 90% 정도를 차지하는 핵심사업이다.

하지만 내수부진 지속, 경쟁 심화 등으로 국내 백화점부문 영업이익은 2013년 7천900억원에서 작년 4천700억원으로 감소했다. 국내 대형마트부문 영업이익은 2013년 3천억원에서 지난해 200억원 수준으로 줄었다.

중국 마트사업의 적자 폭이 크게 확대된 가운데 사업 매각도 지연되고 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여파로 중국 마트사업의 영업적자는 2016년 1천389억원에서 작년 2천690억원으로 확대됐다.

이 때문에 롯데쇼핑은 작년 9월 중국 마트부문 매각을 추진한다고 발표했으나, 매각이 아직 성사되지 않고 있다.

이런 이유 등으로 롯데쇼핑의 전체 현금창출력이 악화됐다.

실제로 연결기준 롯데쇼핑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2013년 2조3천62억원에서 작년 1조4천346억원으로 감소했다.

◇ 호텔롯데도 '위기'…"주요 계열사 신용등급 하향조정"

또 다른 주력계열사인 호텔롯데도 위기에 빠져 있다. 신동빈 회장은 비상장사인 호텔롯데 등기임원이다.

호텔롯데 사업은 호텔과 면세, 월드, 리조트, 골프장 등이다. 작년 1~3분기 매출기준 각 사업비중은 호텔 10.65%, 면세 83.99%, 월드 4.66%, 리조트 0.41%, 골프장 0.28%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여파'로 주요고객인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주력인 면세와 호텔사업이 흔들리고 있다.

실제 호텔롯데 EBITDA는 2014년부터 2016년까지 5천억원대를 유지했다. 그러나 작년 1~3분기는 1천285억원을 기록했다. 이를 연환산한 규모는 1천713억원이다. 전년 대비 약 70% 감소했다.

재무구조도 악화됐다. 호텔롯데의 차입금 의존도는 지난 2013년 11.6%에서 작년 3분기 말 27.1%로 높아졌다. EBITDA 대비 총차입금도 2013년 3.9배에서 지난해 3분기 말 29.9배로 악화됐다.

이처럼 롯데그룹 주요 계열사의 수익성과 재무구조가 악화되자 국내 신용평가사는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올해 2월 롯데쇼핑 장기 신용등급을 'AA+/안정적'에서 'AA+/부정적'으로 하향조정했다.

롯데쇼핑 신용도가 흔들리면서 다른 계열사도 충격을 받았다. 롯데지주의 신용도가 주력 자회사인 롯데쇼핑 신용도에 따라 결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나신평은 롯데지주가 연대보증한 롯데칠성음료, 롯데제과, 롯데푸드 회사채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 신용등급은 'AA+'를 유지했다.

작년 11월 한국기업평가도 같은 이유로 롯데제과와 롯데칠성음료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A+/안정적'에서 'AA+/부정적'으로 변경했다.

호텔롯데 상황도 비슷하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해 12월 호텔롯데 무보증사채의 신용등급을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한기평도 같은 달 호텔롯데 무보증사채의 신용등급을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내렸다.

증권사 한 연구원은 "신동빈 회장이 구속된 상황이라 글로벌사업을 위해 해외로 나가기도 힘든 상황"이라며 "여러모로 신동빈 회장의 '옥중경영'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yg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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