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SK그룹이 과감한 투자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SK그룹의 에너지화학 지주회사인 SK이노베이션의 올해 인수합병(M&A) 규모와 방향에 이목이 쏠린다.

23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최근 100% 자회사 SK E&P 아메리카를 통해 미국 셰일 개발업체 롱펠로우 지분 전량을 인수했다.

이번 인수로 SK이노베이션은 신산업 관련 M&A 투자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앞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향후 3년간 신산업 분야에 8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SK이노베이션 등 에너지 분야에만 13조원의 자금이 투입된다.

이를 바탕으로 SK이노베이션은 전통사업인 석유 부문 외에 비정유 사업인 화학 및 윤활유, 신산업에 포함되는 석유개발 및 배터리 등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전망이다.

과거 SK이노베이션의 M&A 행보는 주로 화학 부문을 중심으로 이뤄져 왔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4천억원을 들여 미국 다우사의 에틸렌 아크릴산(EAA)사업을 인수했고 연이어 폴리염화비닐리덴(PVDC) 사업 인수계약(SPA)을 체결했다.

같은 해 11월에는 감압잔사유 탈황설비(약 1조원), 올해 2월에는 헝가리 배터리공장(약 8천400억원) 등 신증설에도 나섰다.

향후에는 기존 주력 사업을 포함해 배터리 자원개발(E&P) 등으로도 M&A 투자 범위를 넓혀갈 것으로 관측된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은 정기주주총회에서 올해 투자계획으로 지난해 수준인 3조원을 제시하고, 신성장 동력 투자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투자 성과는 양호한 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1~3분기 화학사업 영업이익은 1조1천143억원으로 전체 영업이익의 47%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탄도 두둑한 상황으로 자금 여력이 되는 현재가 투자해야 하는 적기라는 평가가 나온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비정유사업 부문 호조에 힘입어 역대 최대 영업이익인 3조2천344억원을 벌어들였다. 당시 비정유사업으로 거둬들인 영업이익은 처음으로 2조원대를 상회하는 2조705억원을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 2조37억원에 달하고, 이익잉여금은 12조417억원 수준이다. 향후 SK루브리컨츠의 기업공개(IPO)를 통한 현금 유입 가능성도 내재해 있다. SK루브리컨츠 상장가치는 약 4~5조원에 이를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사 정유분야의 한 연구원은 "셰일가스 투자는 정유 외 분야로 증설투자를 늘려 정유부문 이익비중을 40% 미만으로 낮추겠다는 사업목표의 일환으로 본다"며 "업황의 사이클이 큰 편에 속하기 때문에 향후 불황기에 대비해 M&A 등 방법을 통해 신사업 규모를 늘려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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