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미국 경제 성장률의 발목을 잡는 요인으로 낮은 노동 생산성이 자주 거론되고 있다.

2017년에 기록한 1.2%는 지난 10년간의 평균 수준에 부합하지만 1947년 이후 평균치인 2.1%에는 크게 못 미친다. 미국 생산성은 7년째 장기 평균에 미달하고 있다.

미 노동부가 설명하는 노동 생산성은 일정 시간을 들여 어느 정도의 재화와 서비스를 생산할 수 있는지를 비교할 수 있는 경제성과 지표다. 생산성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기술 혁신, 교육과 투자 등이 있다.







<출처 : ASCE 홈페이지>



세계에서 가장 번화한 뉴욕시의 지하철은 생산성 향상을 방해하는 대표 사례다.

지난 1월 뉴욕시 평일의 지하철 정시 도착률이 일 년 전 64.1%에서 58.1%로 하락했다. 이 시기 'F' 노선은 32.2%에 불과했다. 미 북동부에 닥친 한파에 따른 영향을 참작하더라도 뉴욕 시민의 '지각철'에 대한 불만은 계속 높아지는 추세다.

뉴욕 지하철 연착 건수는 2012년 11월에 1만8천여 건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5월 6만7천여 건으로 200% 넘게 급증했다. 원인은 낙후된 시스템과 예산 부족이다.

뉴욕시 독립예산국(IBO)은 출·퇴근 시간 지하철 연착으로 승객이 손해 보는 시간과 생산성 등의 경제적 손실이 하루 120만 달러, 매년 3억700만 달러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그래프 설명 : 2012년부터 뉴욕 지하철 연착 빈도 추이. 출처 : IBO>



뉴욕 지하철은 미국 인프라가 개선될 필요성을 여실히 보여주는 셈이다.

미국 토목학회(the American Society of Civil Engineers)가 지난해 발간한 '인프라스트럭쳐 보고서'에 따르면 도로, 공항, 철도 등의 전체 인프라를 망라해서 평가한 전국 평균 등급은 'D+'다. 이 수준의 등급이 2013년부터 지속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 중요성을 알고 1조5천억 달러를 인프라에 투입한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인프라 투자는 단기적으로 대규모 지출에 따른 고용과 경기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는 데다 장기적으로 경제 전반의 생산성도 높인다.

미국 토목학회는 2025년까지 아무것도 안 할 경우 약 4조 달러의 국내총생산(GDP)과 250만 명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추정했다.







<그래프 설명 : 1990년대부터 미 노동생산성 추이. 출처 : 세인트루이스 연은>



인프라 개선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문제는 언제, 어떻게 본격화할 것인가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대외적으로 무역전쟁을 선포한 데다 대내적으로는 친 성장정책을 이끌던 게리 콘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을 시작으로 외교·안보 분야의 주요 참모를 일제히 갈아치우면서 스스로 만든 소용돌이 속에 있다.

갑작스럽게 수락한 것으로 알려진 북미 정상회담도 5월 안으로 해야 한다.

게다가 전직 포르노 배우와의 과거 '성관계 스캔들'도 불거졌다.

이런 와중에 트럼프 대통령이 어마어마한 자금조달과 지역 및 주 정부와 협의가 필요한 이 사안을 본격화하겠다는 신호를 보낼 여유는 당장은 없어 보인다.

그래도 이르면 올해 11월 중간선거 전이나, 경기 확장기가 10년째로 접어들 내년 전후를 적기로 볼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종 목표인 연임을 위한 재선은 내후년에 치러진다. (이종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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