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30일 서울외환시장은 달러-원 환율 1,060원 선 부근으로 하락 가능성을 저울질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과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과정에서 미국이 환율 카드를 제시했고, 한국 정부가 이를 거부했다는 외환당국의 해명에 시장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전일 "미국이 올해 초부터 한미 FTA 재협상에 환율을 연계하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받아들일 수 없다며 강력히 거부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외환당국의 입장을 둔 평가는 좀 다른 방향이다.

'강력한 거부'를 했다는 외환당국은 외환시장 개입을 본격적으로 준비했다.

외환시장을 좀 더 투명하게, 선진화하는 방향을 모색하겠다는 방침이었다.

무역 협상에서 환율을 양보하는 것은 개입스탠스를 현저히 약화하는 행보다.

그동안의 스무딩오퍼레이션(미세조정)을 주로 해온 외환당국의 입장과 수출경쟁력을 위한 원화 절하를 하지 않는다는 내용은 그다지 배치되지 않는 일이기도 하다.

문제는 외환당국의 해명이다.

외환당국이 FTA 협상과 환율은 별개의 문제라고 해명하자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아리송해졌다.

'밖에서는 약하고, 안에서는 강한' 외유내강의 모습을 보이는 외환당국 스탠스 때문이다.

이는 미국과의 협상에서는 환율을 양보하고, 서울외환시장에서는 1,060원 선 매수 개입스탠스를 유지하는 것으로 비친다.

이에 환시 참가자들은 1,060원대 외환당국 스탠스를 저울질하며 달러 매도에 조심스러운 양상을 보이고 있다.

4월 남북회담을 앞두고 점점 북한 리스크는 평화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다만, 북한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에 숏베팅은 쉽지 않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비핵화 선언이 '패티 없는 햄버거'나 다름없다는 평가도 나왔다.

마이클 그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담당국장은 "북한이 한반도 비핵화를 말하는 것은 미국이 한국과 일본에 대한 보호를 중단한 이후를 의미하는 것"이라며 "중국이 대북제재를 약하게 만들도록 도와주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외환당국도 외환당국이지만 외국인 주식 순매도 역시 숏베팅을 제한하는 요인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 2거래일 동안 각각 2천514억 원, 2천700억 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달러화 레벨이 1,060원대로 낮아진 상태에서 추격 매도가 어려웠던 이유이기도 하다.

아래쪽으로 밀어도 별로 먹을 게 없다는 인식이 서울환시 전반에 깔린 셈이다.

이날 오전 9시에는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경제현안 관련 브리핑이 예정돼 있다. 김동연 부총리의 한미 FTA 관련 환율합의 발언이 어떻게 나올지가 관건이다.

한국은행은 2017년도 연차보고서(31일 조간)를 발표한다.

미국, 영국, 독일 등 일부 금융시장은 '성 금요일'로 휴장한다.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환율은 하락했다. 역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062.50/1,063.00원에 최종호가됐다. 이는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1.15원)를 고려하면 전일 현물환종가(1,065.90원) 대비 2.00원 내린 수준이다. 저점은 1,062.70원, 고점은 1,063.00원이었다. (정책금융부 금융정책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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